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각종 로봇 장난감, 딱지치기, 아폴로를 비롯한 불량식품, 물총싸움, 축구 등도 생각나지만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크레이지아케이드,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또한 생각난다. 명절이 되면 사촌들과 용돈을 받아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한 것도 어린 시절 추억 중 하나이다. 그럴 때 부모님세대 어른들은 '게임은 백해무익하다' '눈만 나빠진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다' '우리때는 놀이터에서 놀았는데 너희들은 추억이 없다'라고 했었다.

2. 하지만 시간이 자니고 보니 나의 '오프라인 추억'만큼 '온라인 추억'도 어린 시절 기억 중 많은 부분을 차지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특히 크레이지 아케이드에 대한 추억이 많은데 반 친구들 중에 실력이 제일 좋았고 비행기 계급이 처음 생겼을 때 은비행기에 금방 도달해 길드(당시에 길드 시스템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 지존 등 기호만 닉네임에 붙여서 소속감을 줬던 것 같다)에서도 상당히 인정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자주, 오래하게 되었고 부모님은 컴퓨터 시간 제한이나 컴퓨터를 안방으로 옮기는 등 특단의 대책을 취했었다.

3. 하지만 이렇게 게임을 못하게 만들 수록 게임에 대한 열광은 더 커져서 학원 컴퓨터나 친구 집에서 부모님 몰래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많이 올라 부모님이 컴퓨터 사용에 대한 터치를 하지 않자

중학교 2-3학년이 되서는 게임을 전혀하지 않게 되었었다.

4. <게임 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은 이러한 나의 경험이 생생하게 생각나게하는 책이었다. 지금도 부모님들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갖고 있고 코로나 직전 2019년에 '게임 질병화'에 대한 논란도 컸던 만큼 온라인게임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던 초기였던 우리세대 때 부모님들의 생각과 지금 시대의 부모님들의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았다. 변한게 있다면 e스포츠가 대중화되었고 모바일게임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특정 게임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지언정 '게임'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친숙함은 커졌다는 점 같다.

5. 저자는 심리학 전공자로 메타버스와 같은 첨단기술과 중독현상 등 사회심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점차 게임을 하는 것이 장차 기업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IT기술을 친숙하게 느끼는 역량과 목표지향적 가치관과 맞닿아있고,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도구이므로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모들이 인식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

6. 단순히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만 기술한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쉽게 걱정할 수 있는 '게임 중독'에 대한 문제나 '게임으로 인한 학업 성취'에 대한 부분을 논문과 여러 데이터를 통해 오해를 풀어주고 있고 좀 더 구체적으로 부모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오해를 풀어주는 부분인 <1부 게임하는 아이와 속마음>과 구체적인 대화방법을 제시한 <4부 게임세대 아이와 소통하기> 부분이었다.

7. 책을 읽으며 어떤 부분은 너무 게임에 대해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었다. 게임을 통해 메타버스나 각종 신기술을 친숙하게 느끼고 또래 집단을 게임에서 만나 사회성을 키우고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존중 등 자존감을 얻을 수 있고 현실에서 게임처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말들은 내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공감이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현실은 게임과 다르다.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재미없는 부분도 결국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점을 생각하면 게임의 순기능을 과대평가했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구체적인 게임의 성격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단순 킬링타임용 캐쥬얼 모바일 게임도 게임이지만 책에서 말하는 대단한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8.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내성적이었던 내가 게임을 하면서 길드 운영에 참여해보고, 팀원들간의 갈등도 조율해보고 더 위의 계급으로 가기 위해 노력도 해보았으며 이기기 어려웠던 상대를 이겼을 때 쾌감도 느껴보았다. 반에서도 공부나 운동으로도 인정 못하는 나였기에 게임으로라도 인정받았을 때 기뻤던 기억이 난다. 책에서 지적하듯 내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해서 아니라 그냥 기초가 너무 부족한데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나이가 들면 자기통제력이 자연스럽게 갖춰졌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해서 후회되는 점은 단 한가지다. 눈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게임을 하면 하나의 노동으로 느껴지고 의미를 못 느끼게 되었기 때문에 어릴 때 하고싶었던 게임을 맘껏 더 해서 그때만의 추억을 더 쌓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9. 시간이 지나보니 인터넷에서 90년대생들이 00년대생들이 각종 고전 콘솔게임, 스타와 디아, 크아 등을 몰라 어릴 때 추억이 없을 거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본다. 음악도 90년대가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세대는 그 세대만의 추억이 있다. 이러한 주장은 부모님세대가 90년대생이 놀이터에서 맘껏 뛰놀지 못했다고 불쌍해하는 만큼의 오류이다.

10. 게임과도 한참 멀어지고 육아에 대한 생각도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게임의 긍정적인 기능을 인지할 수 있었고 아이와 대화할 때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심리학 전공자라 그런지 여기서 말하는 대화방식이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나 환자들한테도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더 좋았다. 일독을 추천한다.


* 본 서평은 한빛비즈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게임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사례 속에서 본인이 깨달은 점을 설명한다면 경험을 아끼는 인재로 평가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취업뿐만 아니라 대학수시입학전형에서도 활용해보십시오. 전공과 관련된 게임 경험이나 게임을 통해 배운 점, 이 경험이 교과목과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적을 수 있다면 차별성 있는 자기소개서가 될 것입니다. - P2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