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을유사상고전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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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현실적인 정치 조언>


 저에게 고전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굉장히 좋은 이야기 혹은 포괄적이어서 구체적 사례에 적용

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비록 사서삼경 중 일부를 접해본 정도지만, 대학 학부 시절에 <대학> <중용>

을 읽으면서 옛날 선비들은 이런 막연한 이야기들을 토대로  입시를 공부하고 현실정치에 적용시켰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었습니다. <군주론> 역시 좋지만 막연한 이야기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후 마치 경험 많은 선배가 후배에게 존댓말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듯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인문서적이 아니라 사회과학 서적에 가깝습니다. 목차만 보아도 당시 시대 맥락 속에서 군주가 고민할 만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토를 차지했을 때 그 국가의 원래 정치형태(군주정, 공화정)에 따른 지배방식,

해당 국가에서 군주(대표)와 백성과 귀족의 역학관계에 따른 침략방식, 

이전 국가의 군주(대표)를 다루는 방식,

용병이 아닌 군주가 직접 운영하느 군대의 중요성,

군주가 미덕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의 중요성(현실적으로 군주가 두려움을 받는 존재여야하는지

사랑을 받는 존재여야하는지 등),

반란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군주의 덕목(남의 재산과 아내를 빼앗지 말기),

심복을 결정하는 법, 

잔인함과 악독함을 사용하는 적절한 시기와 방법 등

그 당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나라를 지키고 보다 강대하게 만들기 위해 

군주는 어떤 행동을 하고 마음가짐을 가져야하는가에 대해 잘 나와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저자의 주장만 펴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정치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과거 역사의 사례나 당시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적 구조 또한 인상깊었습니다.

 비록 규모는 매우 작지만 과대표도 해보고 단체를 운영하는 경험을 해보면서 내 편을 만드는 방법, 부하를 부리는 방법, 다른 단체와 힘싸움을 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면서 느꼈던 것들 중 많은 부분들이 이 <군주론>에 담겨있어서 보다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마키아밸리가 인간의 본성을 나쁘게만 본다고 비판도 하고 악덕과 잔인함을 숭상했다고 하지만, 실제 작은 규모의 단체를 운영만 해봐도 때로는 인간이 탐욕스럽고 은혜는 바로 잊되 원수는 쉽게 잊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운영해야 시스템적으로 안전하게 돌아간다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회에서도 무조건 덕이 있고 선한 사람이 득세하지 않듯이 어떤 리더가 어떤 행위를 해서 어떤 결과를 냈는가에 대해 냉철한 눈으로 보는 시각 또한 정치학자에게는 필요한 자질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역 또한 충실해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분만 아니라면 크게 괴리감도 느껴지지 않고

주석도 잘 되있어서 모르는 부분은 찾아가면서 읽는다면 보다 더 충실한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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