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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가 아니다 - 묻고 답하며 깨치는 법 이야기 ㅣ 우리 청소년 교양 나ⓔ太 1
차병직 지음, 왕소희 그림 / 우리교육 / 2010년 10월
평점 :
민법, 표준시에 관한 법률, 연호에 관한 법률, 먹는 물 관리법, 도시 가스 사업법, 대한민국과 아메리카 합중국 간의 상호 방위 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 있어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시행에 따른 국가 및 지방 자치 단체의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법률... 우리 생활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 치고는 너무 생소하고 이름도 긴 이 무수한 법들은 모두 우리의 생활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
이 책 속의 주인공 기현이는 ‘뚱딴지가 아니다’라는 제목에 걸맞게 사람들이 왜 질서를 원하는지, 정의를 꿈꾸는지 그리고 자유롭기 위해 다른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쌩뚱맞게 궁금해 한다. 그리고 이모는 그것이 쌩뚱맞지 않다며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질서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습관적으로 질서를 잘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질서가 그렇게 좋고 중요한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정작 어른들은 왜 안 지키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의문들을 작가는 사진으로 풀어낸다. 우리는 사물이 패턴을 갖고 조화롭게 어우러진, 질서 있는 사진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세상 만물들이 질서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하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가끔 불규칙하고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러한 일이 지나치게 자주 일어날 때 우리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질서를 위해 자유를 제한하기도 하며, 다만 제한할 때는 언제나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법을 부지런히 지켜야, 입으로만 법을 부르짖지 마, ㅋㅋㅋㅋ 공감되면서 웃기는, 작가의 유머감각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 허망했다. 우리 사회가 열네 살짜리 기현이보다 법에 관심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고위 공무원들의 자녀 특채 비리가 줄줄이 밝혀졌다. 공정 사회를 만들기는커녕 최소한의 요소인 법조차 무시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잘못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제 딸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