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 - 도시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가
이언 골딘.톰 리-데블린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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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하는 도시, 몰락하는 도시>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의 기원과 명암을 살핀 책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니, 불현듯 도시가 거대한 악의 축처럼 느껴진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도시가 불평등, 분열, 전염병, 기후 변화를 초래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가 각기 다른 계층의 운명을 어떻게 갈랐는지 보여 주는 대목,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져온 비극을 다룬 대목을 읽으면서는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도시가 인류의 희망이라고 외친다. 그리고 그 희망의 단초를 ‘도시가 가진 연결의 힘’에서 발견한다. 그렇다. 도시가 분열과 불평등의 장이 아닌  화합과 소통의 장이 되고, 각기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며 진화할 때 변화의 싹이 움튼다. 그럴 때 비로소 도시는 기후 위기, 새로운 전염병 등 인류가 겪게 될 거대한 위협에 맞설 든든한 요새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도시의 진화를 위해 공정한 교육, 공정한 주택, 공정한 대중교통을 기둥으로 한 ‘공정한 도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정 계층만의 도시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 경험을 공유하는 ‘모두의 도시’가 될 때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제시된 오스트리아 빈의 주거 정책, 파리의 ‘슈퍼 이웃 공화국’은 기억해 둘 만한 사례였다.


책장을 덮고 나니 책에 등장한 수많은 도시와 내가 연결된 기분이 든다. 그 도시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온 인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구를 하나의 도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현대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시 곱씹는다. 도시는 미래를 위한 희망이다.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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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는 사회적 동물이고, 공동 번영은 우리 사이의 강한 유대에 달려 있다. 5000년 전 처음 출현한 이래 도시는 궁극적으로 이런 유대의 표현이었다. 오늘날 우리 세계는 일련의 위험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그 중심에 도시가 있다. 현재 도시에 살고 있는 40억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여기에 합류할 또 다른 수십 억 명의 사람들에게 도시의 번영은 매우 중요하다. 도시는 인류의 집단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주할 이유는 없다. 변화가 일어나는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우리가 진로를 조정하는 속도도 빨라져야 한다. 우리 모두가 여기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변화는 우리의 행동, 다시 말해 먹는 것부터 이동하는 방법,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까지 모든 것에서 시작된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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