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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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는 나의 살아있음을 증명한다목소리는 그곳에 내가 존재함을 알리고내가 누구인지 즉각적으로 설명한다또한 목소리는 나와 타인을 구별한다이 세상에 똑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없기에나는 나의 나 됨을 목소리를 통해 깨닫는다.


 여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한 사람이 있다. 여성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목소리를 빼앗겼던 리베카 솔닛. 동시대 여성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작가 중 하나인 그는 이 회고록을 통해 빼앗긴 목소리를 어떻게 되찾게 되었는지 상세히 기술한다. 그리고 여전히 목소리를 빼앗긴 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어떤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지 고백한다.

 

 언젠가부터 페미니즘은 사회 분열의 키워드가 되었다. 페미니즘이라는 말만 나와도 전투태세를 갖추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일부 정치인들은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페미니즘을 이용한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여성이 타고난 성별을 이유로 목소리를 빼앗겼던 역사가 실제로존재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역사가 동성애자, 특정 인종 등 주류가 되지 못한 이들의 삶으로 다시 흘러가고 있으며, 아직도 모든 여성이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타인의 목소리를 빼앗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건강한 사회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다. 이것이 우리가 여전히 모든 혐오와 배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리베카 솔닛은 우리 모두 목소리를 내어야 하며, 비존재에서 존재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그의 목소리는 세상을 편 가르는 목소리가 아니라 세상을 하나로 껴안는 평화의 울림이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 됨을 위한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세상 모든 존재의 해방을 위해.  



*출판사에서 책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대부분 역경에서 살아남았거나 장벽을 부순 사람들이다.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해냈다는 사실을 근거로 역경이나 장벽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혹은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 무언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면 다른 곳에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에너지를 그곳에 쏟아야 하고, 그래서 지치고 불안해진다. 나는 다른 어떤 경험보다도 논픽션을 쓰고 책을 펴내는 과정을 통해서 내게 진실과 정의를 가려보려는 능력과 신뢰성이 있다는 점을 믿게 되었다. 그 덕분에 이제 가끔은 나 자신을, 혹은 남들을 옹호하고 나설 수 있게 되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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