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사춘기 '현재진행형' 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가깝게 느껴졌던 것 같다. 마치 나와 내 친구들처럼.
바람나서 집 나간 아빠, 이라크로 파병된 형, 나약하고 히스테릭한 엄마ㆍㆍㆍ 온총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
책에 뒤쪽에는 내가 인용한 이 글이 그대로 적혀있다.
저스틴은 글 그대로 현실이라고 믿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저스틴에게는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믿기 조차 힘든 운명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현실에 모든 생각들을 잊게 해주는 멍 때리기와, 피아노 연주는 저스틴에게 한줄기 빛이 아니였을까.
<해피 버스데이 투 유>처럼 신나는 화음을 만들려면 중지를 검은 건반에서 흰 건반으로 슬쩍 내리기만 하면 된다. 기쁜 것과 슬픈 것이 그렇게 가까이에 공존하고 있다.
책에서도 아빠가 집을 나가기 전, 형이 파병되기 전의 삶을 기쁜 것이라고. 아빠가 집을 나간 후, 형이 파병되고 난 후의 삶을 슬픈 것이라고.
저스틴이 그렇게 생각할 땐 나조차 마음이 짠해졌다.
일이 일어나기 전과 후를 구별해 기쁨과 슬픔으로 나누는 것은 너무 슬프지 않은가.
자꾸 일이 일어나기 전의 삶을 바라게 되고, 지금의 삶을 원망하게 된다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
내 안에도 존재하고 있던 아득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용기를 내게 준 책이였다.
그의 아빠가 더이상 외도를 하지 않고, 그의 형이 무사하게 돌아와서 그의 가족은 행복을 되찾았어요. 라는 결말이 아닌
저스틴 혼자서 제미를 위한 '스위트 제미'의 곡을 연주하게 된 결말이 더욱 와닿았다.
나도 언젠가, 사춘기가 지나가고 나를 위한 연주를 할 수 있게 될 때 쯤 저스틴처럼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