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볼트 세계사 : 自然史 혁명
이종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훔볼트.

그의 책은 도서관 분류코드 상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컨셉이어서 끌렸다.

훔볼트의 관심분야는 나의 평소 관심사와 전혀 관련이 없었고, 방대했다.

콩고-아이티 노예혁명, 열대 자연사 탐험, 괴테의 자연 탐구, 보두교, 열대 아메리카 여행기 등,

'내가 들어본 적이 있었나?', '내가 관심가지려 노력이라도 해본 적 있었나?' 싶은 분야가 목차에 한가득 있었다.

책을 펼치기가 왠지 모르게 설레고 약간은 두려웠다.

조금이라도 아는 분야가 아닌, 미지의 세계에 첫발을 딛는 느낌이랄까?

이종찬 님의 <<훔볼트 세계사>>는 훔볼트에 관한 자서전같이, 전기 같이

내가 전혀 몰랐던 훔볼트 임에도 흥미롭게 한 페이지씩 잘도 읽어내려갔다.

열대가 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알렉산더 훔볼트

. 플랜테이션, 보두교, 황열이 삼위일체가 된 콩고-아이티 노예들의 혁명이야말로, 프랑스혁명을 추동시킨 역사적 원동력이다. 15쪽

. 정확한 측정, 실용적인 지도 제작, 예술적 감성.

'훔볼트과학'은 이 세 가지 차원이 서로 유기적으로 융합됨으로써 만들어졌다. 18쪽

. 훔볼트의 위대한 학문적 성취는, 17세기 과학혁명에서는 찾을 수 없는, 열대 자연사 탐험에 기초한 식물지리학과 광물학을 근대 과학의 핵심적인 층위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18쪽

자연사는 인류사와 공명한다.

-훔볼트의 명제

자녀를 키우는 사람이다보니, 훔볼트 어머니의 교육관에 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을 두 번이나 사별하고 외롭게 살다 갔지만, 두 아들의 교육에 만큼은 큰 투자를 한 대단한 여인이자 엄마.

. 현재 독일의 기술은 세계적으로 최고를 자랑한다. 한국인들은 가정에서 독일 기술이 가져다주는 생활의 편리함을 마음껏 누린다. 그렇지만, 독일 귀족들이 18세기 후반부터 기술 분야에 직접 종사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는다. 같은 시기 조선 성리학자들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105쪽

. 훔볼트는 <<코스모스>>에서 자신이 열대 탐험을 향한 결심을 굳히는데 세 가지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게오르크 포르스터의 남태평양 탐험, 윌리엄 호지스의 갠지스 강 풍경화, 용혈수와의 대면. 107쪽

. 우리는 자연사가 점차 높은 차원의 자연 현상들을 다루는 분야로 발전되어 가리라고 희망한다... 색은 아주 다채로운 모습으로 생명체의 표면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색은 생명체의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외적인 표지들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115쪽

.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자. 누가 커피, 설탕, 차의 플랜테이션에서 그토록 몸과 마음을 바쳤는가? 결국 아프리카의 노예들이 아니었다면, 서구는 현재와 같은 발전을 할 수 없었음을 서구의 역사학자가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151쪽

. 정든 땅과 하늘을 강제로 떠났던 생도맹그의 노예들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플랜테이션의 노동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카리브 해의 노예들은 인류사와 자연사를 모두 관장하는 정령인 '르와(Loa)'가 아메리카에도 존재한다고 믿었다.

아프리카의 보두 신앙에서는 식물적 우주에 의한 치유 행위와 노래가 지속되고 있었다. 156쪽

. 정작 훔볼트는 자신이 한평생 성취한 것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식물지리학과 열대 자연도, 등온선 이론과 지도 제작, 지자기와 자기장의 정립을 손꼽았다. 그의 탁월한 세 가지 업적을 열대 공간의 관점에서 추상화한다면, 이 셋은 서로 연결되면서 열대 공간의 발명으로 귀결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278쪽

아, 무슨 이런 책이 다 있는가!

이종찬 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몰랐던 노예무역, 보두 신앙 등, 까막눈이었던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부여해준 고마운 책이다.

뭔가 피부에 닭살이 돋는 듯 하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