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관한 여덟 가지 풍경
박종서 지음 / 책과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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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종서 님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유아성욕, 도착이란 도구로 영화 속의 장면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것을 권한다.

책은 처음부터 제법 묵직한 느낌의 프로이트 이론으로 시작한다.

사실 내가 <<성에 관한 여덟 가지 풍경>>을 읽고 싶었던 것도 프로이트 이론을 영화와 접목해서 조금 더 쉽게, 피부로 다가오게 읽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사실 위의 세 용어는

내가 아기때도 저런걸 겪었을까 싶게,

뭔가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말들이었다.

저 이론이 맞다면,

아기 때의 욕구들 중 어떤 부분들이 충족이 되지않아

성인이 된 뒤에도 어떤 장면을 맞닥뜨렸을 때 어떠어떠하게 느끼는 거겠구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건너온다는 것은 엄마와의 살붙임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세계, 곧 세상으로 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의 탄생은 엄마와 살을 분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유아기는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이 관문을 어떻게 건너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생각이었습니다. 7쪽

유아성욕

. '유아성욕'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통과하기 이전 유아의 삶 자체를 말합니다. 8쪽

. 분명히 엄마와 살붙임을 하며 사는 유아의 삶, 곧 젖을 물고 엄마 품에 잠드는 행위, 배설과 이를 다루어 주는 엄마의 조치 등은 유아의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수 불가결한 일입니다. 초기의 이런 경험이 우리의 몸에 흔적으로 남아 한 유기체의 성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의미에서 유아의 삶 자체를 성욕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9쪽

도착

. '도착(perversion)'은 '왜곡된', '뒤틀린', '무언가 정상이 아니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 울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성에 대한 연상은 정상적인 남녀의 성기적인 결합입니다. 그러나 유아들은 아직 성기적인 성이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성적인 것이 성기 쪽으로 집중되어 있지 않고 온몸으로 흩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흩어져 있는 성적 감각이 성기 쪽으로 모여든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생각이었습니다.

. 물론 타고난 기질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과거 엄마와의 어떤 대상관계를 경험했느냐에 따라서 도착의 수준이나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도착의 가능성은 거의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잠재해 있고 어느 정도의 도착은 정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10쪽

. 물질문명의 발달로, 퇴행을 부추기고 무제한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현대문화에서는 도착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주의의 물신주의에 빠지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족, 사랑, 연대, 공공의 삶 등이 소홀해지고 사적인 개인주의가 성행하게 됩니다. 아기를 낳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낳는다고 해도 다른 보모에게 맡겨지거나 방치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지요. 유아가 부모와 정상적인 대상관계를 할 수 없게 되면 성적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아 도착의 질이 도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이 프로이트 이후 대상관계학자들의 견해이기도 합니다. 11쪽

왠지 '성'이라고 하면 비밀스럽고 은밀하고 공적인 장소에서 말하기는 부끄럽고 부담스러운 주제라는 느낌이 은연중에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지점이 바로 그곳이었는데, 기꺼이 '성'에 관한 주제를 영화와 프로이트 심리학으로 풀어내주었다는 점이다.

성인이라면 <<성에 관한 여덟 가지 풍경>>과 같은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 인간타락, 인간소외, 동성애, 상품화된 여성의 몸, 히스테리, 외도, 미투 운동 등,

사회 전반에 흐르는 여러 행태를 통찰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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