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 다산과 연암 라이벌평전 1탄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닮은 듯 다른 다산과 연암, 사주풀이를 통한 역사의 재해석 

 

다산과 연암. 18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실학자들이자 조선 지성사의 큰 별. 우리는 보통 이 두 사람은 조선의 실학자로 묶어 이야기하곤 한다. 그만큼 그들 사이의 공통점은 크다. 같은 시대에 태어나 생의 얼마간 조선에서 함께 살았다는 것이 그러하고, 개혁의지를 갖고 실학을 연구했다는 것이 그러하다.

 

고미숙 선생은 전작인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을 통해 동의보감의 시선에서 우리 사회의 문화, 정치, 경제 등에 대해 진단한 바 있다. 얼핏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도 고미숙 선생의 시선에서 새로운 관계맺음이 가능해진다.

 

이번 책은 다산과 연암의 새로운 관계맺음을 목표하고 있다. 사주팔자, 즉 명리학적 분석을 통해 그동안 일치하는 하나의 선을 달려왔던 두 인물을 평행선으로 나누는 시도인 것이다. 

 

사주팔자 풀이에 따르면, 박지원은 거구에 비만이고, 정약용은 작고 단단하다. 연암이 탁월한 문장가라면 다산은 방대한 저술가다. 문체와 세계관, 사상과 윤리에서는 평행선처럼 팽팽하지만 그렇다고 대립적인 것은 아니고 헤어지지 않으면서 계속 간다. 호를 통해서도 두 사람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연암(燕巖)은 ‘제비바위’처럼 자유롭고 매끄럽게 생을 흘러 다녔고, 다산(茶山)은 움직이지 않는 ‘차의 산’처럼 우직하게 살다 갔다.

 

저자는 다산과 연암이 끊임없는 평행선이라고 말한다. 사주팔자 풀이를 통한 역사의 새로운 재해석이 흥미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