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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국지 4 - 신라, 칼날을 드러내다
정수인 지음 / 새움 / 2014년 6월
평점 :
역사 속, 매력적인 군웅들이 꿈꾼 세상...... 그리고 고구려의 새로운 모습!
5권이라는 두꺼운 볼륨에도 불구하고 며칠 만에 마지막 장을 덮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많겠지만, 수나라와 당나라와의 관계까지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은 없다시피 한데, 이 책은 <오국지>라는 제목처럼 다섯 나라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모두 다루고 있다. 을지문덕, 연개소문, 계백 등 장수들의 캐릭터가 살아 돌아온 듯 생생하다.
실제 신라의 삼국통일은 당나라의 힘을 빌려 이루어진 것이고, 이로 인해 신라는 삼국통일을 하면서 고구려 영토를 대부분 당나라에게 내주는 결과를 낳게 됐다. 이 때문에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도 신라의 삼국통일을 축소통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어쨌든 <오국지>에서는 고구려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강력한 국가로 묘사되는데, 이는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 신라나 당나라에 의해 고구려 역사가 축소돼 기록됐다는 작가의 문제의식이 드러난 결과인 듯하다. 소설이긴 하지만 오히려 실제 역사에 가깝게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저자 얘기를 더 하자면, 외항선원으로 세계 곳곳을 다니다가 연변대학에서 고구려를 연구했다고 한다. 고구려 한 나라만 해도 빈약한 역사 기록으로 자세한 서술이 힘든데, 이처럼 여러 나라를 동시에 다루기란 왠만한 공력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