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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급식 뽑기 ㅣ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그동안 아이와 함께 동네 도서관에 갈 때마다 '내 멋대로 뽑기' 시리즈는 늘 눈에 띄는 책이었다. <내 멋대로 친구 뽑기>, <내 멋대로 선생님 뽑기> 등 독특한 설정과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재미 덕분에 매번 웃으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은 주니어김영사 출간 급식뽑기 시리즈의 최신작인 최은옥 작가, 김무연 그림의 <내 멋대로 급식 뽑기>이다. 아이가 제목을 보자마자 ‘이번엔 급식이야?’ 하면서 관심을 보였고, 표지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며 흥미를 보여서 첫인상부터 일단 합격이었던 책이다. 아이가 아직 편식이 있어 골고루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 고른 책인데, 읽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유익하고 감동도 있어서 일석이조였다.
주인공 윤우는 골고루 먹는 것과는 거리가 먼 아이이다. 그래서 더 감정이입되고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생선조림, 김치, 콩밥은 다 싫고, 급식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기는 게 일상이다. 그런 윤우 앞에 어느 날 비밀스러운 문이 나타나고, 그 안에서 ‘포춘 쿠키’를 뽑게 된다. 놀랍게도 쿠키 안에 적힌 메뉴가 실제 급식으로 바뀐다는 사실! 윤우는 신이 나서 고기반찬만 뽑기 시작한다. 급식 메뉴가 입맛대로 바뀐다는 설정은 아이들에게도 상상만으로 즐거운 소재였고, 읽는 내내 아이와 함께 ‘나 같으면 어떤 반찬을 뽑을까?’ 이야기꽃을 피웠다.
무심코 던진 음식, 영양사 선생님에 대한 무서운 소문, 그리고 선생님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전개 덕분에 재미도 있고 내용이 알차서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윤우가 선생님과 텃밭, 급식의 의미를 하나씩 깨달아 가는 후반부였다. 먹는다는 것,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의 노고를 이해하게 되는 윤우의 변화를 보며 '감사'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다. 이 장면은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인 나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내 멋대로 급식 뽑기>는 초2 추천도서로도 딱 좋은 책이다. 글밥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풍성하고, 특히 김무연 작가의 따뜻한 그림체 덕분에 몰입도가 높다. 특히 급식을 잘 안 먹는 아이, 편식이 심한 아이에게는 꼭 권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아이 스스로 음식과 건강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니 부모 입장에서는 고마운 책이다. 주니어김영사 <내 멋대로 급식 뽑기>는 재미와 함께 교훈적인 감동까지 주는 책이라 더 마음에 든다. 책을 재미있게 읽어도 핵심파악을 놓칠 수 있는데 마지막에 '작가의 말' 페이지를 통해 주제에 대해서 환기시켜주면서 교훈을 일깨워주는 부분이 부모로서 만족스럽다.
학교 급식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아이들의 공감과 시선을 끌고, 결국에는 ‘나에게 주어진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동화여서 더 의미가 있었다. 저학년 초3 추천도서를 찾는 부모님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읽고 나서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가 풍성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함께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당장 편식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골고루 먹는다는 것의 중요성'과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 자세'를 배운 것 만으로도 소중하고 소소한 의미가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