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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역사 공부 1 : 4.19혁명 민주주의 역사 공부 1
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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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이 노래하는 4월을 가슴으로 제대로 느낀 적이 있었나? 질문하게 하는 책. 4.19 혁명을 그저 역사 속의 큰 사건 하나로만 여겼을 뿐 지금의 우리 사회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 당시의 사회, 4.19가 왜 '운동'이 아니라 '혁명'인지, 그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을지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해방 직후부터 시작해서 '4.19 세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4.19혁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 당시 사회의 곳곳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끝내 4.19를 미완의 혁명으로 만들고 만 5.16쿠데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1 그냥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어떤 시각을 갖게 하는 사실들.


-윤봉길의 폭탄에 사망한 일본군 사령관 시라카와 요시노리. 한 조선인이 그의 뜻을 이루겠다며 시라카와의 이름을 그대로 따다 창씨명으로 썼다. 바로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며 보수진영에서 최고의 원로 장성으로 대접받고 있는 백선엽.

-윤봉길 의사가 던진 폭탄에 의해 오른쪽 다리를 잃은, 1945년 9월 3일 항복문서에 서명한 외무대신 시게미쓰 마모루.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의 처삼촌.

윤봉길 의사가 제거하려 한 사람 중 하나는 재벌, 하나는 보수 원로가 되어있네.


2 개인으로서, 정의로운 선택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하는 사람들

-반민특위 때 친일파들에게 고용돼 특위 요원을 암살하려던 백민태. 암살 명단에 임시정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직업윤리'를 어겨가며 암살 음모를 고발했으나 결국 투옥.

-22p 우리는 친일파 청산에 그냥 실패한 게 아니고, 친일파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민족적 양심을 가진 세력이 친일파에게 역청산을 당했어요. 백범 김구까지 다 잡아 죽인 거죠.

-3.15 부정선거 당시 마산에서 홍진기 당시 법무부장관이 시위대에게 발포하고, 공산주의 쪽으로 잘 몰아가던 중, 공산주의자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보고한 한옥신 검사.


3 진짜진짜 새롭게 알고 놀랐던 것


-99p 4월 혁명에 적극 참여했던 세력들 중에는 당시 5.16을 지지하거나 유보적 태도를 보인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군사정권이 통일운동에 앞장선 진보적인 학생운동 그룹을 대대적으로 검거했음에도 많은 학생과 지식인이 군사정권에 대해 기대를 걸었습니다. 심지어 4월혁명 단체나 학생들 중에 5.16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도 다수 나타났습니다.

1950년대 이집트, 미얀마(당시 버마), 이라크 등 제3세계에서 일어난 군사쿠데타는 민족주의적이면서도 개혁적인 성격을 띠었다고 한다. 식민통치를 받았던 국가들에서 군부는 신식교육, 과학기술 문물, 근대 조직을 경험한 선진 집단이었으므로, 국가기구로는 군대, 시민사회에서는 학생이 가장 근대적인 집단이었던 것이다.


4 그리고

통일문제가 이렇게 부각되는데 진짜 통일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요? 첫번째가 친일파였습니다. 분단 덕분에 겨우 살아남았는데 통일이 되면 다시 친일파 청산이 가장 첨예한 문제로 제기되었던 해방정국으로 돌아갈 것이 뻔하지 않겠습니까? (...) 그 다음은 직업군인입니다. 당시 군에는 인사적체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한국전쟁에서 활약하고 '운이 좋았던' 사람들은 30대 초중반에 장군이 돼서 그 뒤로도 군에서 최고 지위를 유지해 왔습니다. 전쟁 이후 10년도 안 됐을 때니 그들의 퇴임도 한참 남은 상황이었죠. (...) 그럼 가장 통일을 바라지 않은 건 과연 누구였을까요? 바로 군대에 있는 친일파겠죠. 조금 단순화시켜서 이야기한다면 군대 내 친일파가 반란을 일으킨 것이 5.16입니다.



+) (책 욕심에? ㅎㅎ) 창비에서 증정받은 책이지만 솔직한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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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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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 책날개가 눈에 들어온 책은 간만이다.

'유튜브, CEO, 건물주 권하는 세상'


아이들의 꿈이 '돈 많은 백수'와 '건물주'인데다가

'가난하면 애 낳지 말라'는 가난혐오글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인터넷에 올라오고

전원 구조되었다는 오보로 인해 상처받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사실 코로나는 없다, 정부 조작이다' '교회를 탄압하기 위한 것이니 검사받지 마라'는 가짜뉴스 덕분에 목숨이 위태로운 이런 세상에서 더더 빛을 발하는 책. 


여러 주제를 각 15쪽 내외로 다루고 있기에, 평소에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너무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많은 주제 중에 처음 듣는 얘기 하나쯤은 있을걸요. 개인적으론 첫 주제인 환경에 대한 부분에서 머리를 댕 맞은 기분이었다.

95년 시카고에서 폭염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 많은 동네는 범죄율이 높고 빈곤층이 많은 지역이었다. 힘없는 독거노인들은 도둑이나 강도가 두려워 창문을 꽁꽁 닫고 살아야 하다보니 달궈진 방에서 사망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가난하다보니 에어컨 설치 못했겠지'를 넘어서는 충격적인 사실. 창문에 못질하고 살아야 할 정도로 불안한 치안이 그들을 죽인 것이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결과'로 지구과학적으로만 접근하면, 비건지향, 플라스틱 안쓰기 등등 착한 사람이 지녀야 할 도덕 정도로만 결론을 내리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기후 변화나 환경 문제가 취약 계층에게 훨씬 더 잔인하게 작용한다.


학생들이랑 같이 봤을 때 아이들이 많이 반응했던 주제는 <지역격차>,

내가 가장 밑줄을 많이 그은 주제는 <소득불평등>, <미디어>다. 아주 최근의 사례와 그 분석까지 생생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를 보고 싶은... 특히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공감가는 목소리로 시작해서 평이한 언어로 문제를 짚어주는 구성이 좋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받았으나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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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물의 탈을 쓴 성장서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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