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거리 1.435미터
김만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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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받아
주관적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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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란아이입니다.
사랑의 거리 1.435미터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1미터는 100센티미터 이런 거 생각하신 분
계시나요? 저는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얼마나 되는 거리일까? 라는 엉뚱한 상상과
함께 즐거운 독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 기차는 한때 우리 삶의 일부분이었다. 모두가 철길 따라 흘러왔고 철길 따라 흘러갔다.
기적소리에 희로애락을 싣고 고단한 삶의 등고선을 넘어왔다. 그래서 기적소리에는 그 시대의 애환이 짙게 묻어 있다."

김만년
경북예천에서 태어나 봉화에서 성장했다. 코레일 홍보실을 거쳐 35년간 코레일기관사로 재직했다. 방송대국문과, 동국대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년 수필 [상사화는 피고지고], 2004년 시 [겨울, 수색역에서]를 [월간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경남신문신춘문예]에 수필 [노을을 읽다]가 당선되었고, 2018년 [에세이문학]에 천료되었다.
근로자문화예술제 시 부문 대통령상, 공무원문예대전 수필부문 국무총리상, 시 부문 장관상, 대구일보 전국수필대전 금상, 독도문예대전 산문부문 최우수상, 투데이신문 직장인신춘문예 수필 당선, 전태일문학상, 김포문학상, 인권위원장상 외 다수를 수상했다. [The 수필][빛나는 수필가 60]에 4년 연속 선정되었으며 2021년 한국문화예술 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수혜작가로 선정되었다. 낭독의 발견(kbs), 한국현대시 100주년 시인만세(kbs)에 출연했으며 수필 [상사화는 피고지고]란 작품이 재연드라마(mbc)로 방송되기도 했다.
sanha3000@hanmail.net

철의 향기
향기는 꽃잎으로부터 온다. 금실 좋은 부부처럼 꽃과 향기는 뗄 수 없는 두 글자 한 몸이다. 향기는 꽃이라는 접두어를 만나고서야 생명력을 얻는다. 꽃향기에는 우리네 삶의 무늬가 새겨져 있다. 매화향기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오는 여인의 발자국처럼 은은하게 전해져온다. 살바람에 묻어오는 암향이 그윽한 정취를 자아낸다. 살구향기는 새큼하고 달다. 소낙비 그친 담장 너머로 단내가 진동하던 유년의 옛집을 떠올리게 한다. 라일락 향기는 청순하지만 뒷맛이 쓰다. 먼 개울가에 두고 온 아리고 쓴 첫사랑을 연상케 한다. - 중략
향기는 사람의 말끝으로도 온다. 쾌활하고 진취적인 이십대들의 말투에서는 듬쑥한 청년의 향기가 느껴진다. 친구의 떡 삼키듯 느럭거리는 말투는 답답하기는 하나 정감이 간다. 옳고 그름이 분명한 말투는 결곡한 품성이 느껴져서 믿음은 가나 마음 붙이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 중략
향기는 냄새로도 온다. 냄새는 오감을 통해서 오기 때문에 향기보다 정겹고 인간적이다. 해토 무렵의 계분 냄새는 생동하는 봄의 기운이 느껴져서 좋다.- 중략 꽃향기는 마음으로 가지만 철의 향기는 세상의 중심으로 간다. 저 기름때 묻은 손들이 세상을 돌린다. 세상을 떠받친다. 철의 향기는 일하는 사람들의 향기다. 2014. 근로자문화예술제작품집, 제35회 근로자문화예술제 동상 수상작

만능 공구로 미로같은 기관차의 심장을 해부하고
조립하는 기관사들의 손놀림이 심장을 타고
느껴지는 듯 하다.
철에는 어떤 향기가 있을까? 노동자의 땀 냄새와
기관차들의 점검 소리 그 속에서 느껴지는 향기를
작가는 세상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통로라고
표현한 것은 아니었을까?
기차는 우리에게 희로애락의 집합체이다.
기차로 가고 기차로 왔다.
기차가 실어 나른 역사와 사람과 향기가 사람의
인생을 말해주는 듯하다.

상사화는 피고 지고
우리가 걷힌 하늘이 모처럼 청청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대지가 등열하는 사월이다. 지끈거리는 머리도 식힐 겸 식사동 야생화직판장을 찾았다. -중략
어릴 적 시골 담벼락에 무리 지어 피던 꽃이기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어 언제나 그리워만 한다는 화엽불상견의 화초가 상사화라는 것은 훨씬 나중에야 알았다. 지금은 저렇게 싱싱한 잎줄기를 흔들고 있지만 머잖아 청아한 꽃대를 이고 피어오를 진분홍 꽃봉오리는 보지 못한 채 간발의 차이로 먼저 지고 마는 이별의 화초이다. - 중략
엄청나게 오랜 시간 수필집을 써 온 작가는
수필의 원질인 그리움에 대해 과거의 힘이
오늘을 견인하다고 했다. 과거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작은 기억조차 쉬이 쉬어갈
곳을 마련해 준 작가의 마음이 수필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추운 겨울이지만 봄이 온 것처럼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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