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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완역판, 반양장) ㅣ 세계기독교고전 15
존 번연 지음, 유성덕 옮김, 루이스 레드 형제 그림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8월
평점 :
기독교 고전작품 중 가장 유명한 책이라고 한다.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다고 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기독교인이 아닌 입장에서 작품을 접했는데 성경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이된 내용이 좋았고,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세상에 대한 비판과 천로역정을 통해 구원을 길을 열어가는 크리스천의 행적을 통해 여러가지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다.
저자인 '존 번연'은 1628년 영국에서 땜장이의 아들로 태어났고 거의 교육을 받지 못한채 자랐지만 경건서적(아마도 기독교 서적을 뜻하는 것 같다) 부인의 영향으로 역사에 남을만한 설교자가 되었다고 한다. '거룩한 전쟁','죄인의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등 많은 저서를 남겼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게 '천로역정'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설교자이다 보니 '천로역정'의 모든 내용은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도를 인간이 볻받아야할 불변하는 완전한 전형으로 삼고 구원의 길을 탐구해 나가는 '천로역정'의 여정을 보여주며 여러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성경에서 해석에 따라 여러가지 내용이 나온다면 이 책에서는 '존 번연' 나름의 해석을 통해 그리스도와 성경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었다. 물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몇몇 구절에서 반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와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크리스천은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등장인물 대부분은 이름 대신 행색이나 직업 등으로 나타내고 있다. 책의 진행은 모두 사람과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어찌보면 희곡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연극과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내용을 알고있는 것 같다. 무조건 적인 믿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믿음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면서 타당성을 부여하는... 설교자로서 눈 앞의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말 한마디보다 이렇게 몇 세기를 지나도 계속 전해지는 책으로 남긴 것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위대한 업적이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성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보니, 기독교인들은 더 쉽게 접근하겠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에게 읽히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몇 백년전 고전에서 발견되는 현대 사회의 모순과 똑같은 고민과 성찰 과정을 보며 인간은 시대를 불변하고 항상 고민하고 깨닫고 지혜를 배워나가야하는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성경의 무게감이 부담스럽다면 '천로역정' 같은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그것도 아니라면 영화를 한편 보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