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랜드 2 - 그림자들의 흥청망청파티
캐서린 M. 밸런트 지음, 공보경 옮김, 아나 후안 그림 / 작가정신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페어리랜드 1권이 출간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2권이 바로 나와주어 반가웠다. 괴짜꼬마 셉템버가 친구들을 만나며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전편에 이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판타지 장르에 어울리는 요소들이 대거 등장해준다.


주인공 셉템버는 고약한 성질머리에 걸핏하면 화를 내고 합리적인 것과 실용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아무리 봐도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과는 거리가 먼 12살 꼬마다. 어린 나이에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며 알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고 이성적이고 똑부러지는 성격을 가졌지만 불행하거나 위험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순수함도 아직 가지고 있다. 전형적인 '내유외강 형' 주인공.


왼쪽 뺨에 눈에 띄는 점이 있고 크고 못생긴 발이 특징이다. 오렌지색 원피스와 초록색 재킷을 즐겨입는 보기드믄 캐릭터이다. 그동안 완벽한 주인공만 보다가 이렇게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친구가 등장하니까 뭔가 신선함도 있고, 좀 더 공감되는 점도 있었다. 애늙은이같은 셉템버가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험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구성을 따라가고 있지만 뒤의 내용이 자꾸만 궁금해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어린이들이 즐겨볼 만한 판타지 소설인데, 이상하게 어른들을 위한 우화도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몇몇 구절은 다시 읽어보곤 했다.


페어리랜드 주민들을 당황하게 만든 그림자들의 등장과 함께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거의 놀러다니는 느낌이지만)하는 셉템버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각 장이 시작할 때마다 들어간 삽화를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눈을 특히나 크게 그려놓은 괴상한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는데 따로 뽑아서 소장하고 싶을정도로 맘에 드는 그림이었다. '아나 후안'이라는 그림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다른 작품들이 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어른들이 봐도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했던 이유는 '페어리랜드'는 다양한 작품의 오마주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니아 연대기','오즈의 마법사' 등 곳곳에서 오마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오마주로 재미를 주는데 그치지 않고, 성별에 대한 이야기, 근대성과 폭력성에 대한 비판까지 비틀어서 표현해내는 글솜씨가 대단하다. 비판을 하고 있다는걸 느끼긴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전혀 방해를 하지않고, 아이들이 본다면 그저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로 비춰질...


독자가 어른과 아이일 때 느끼는 점이 극명하게 달라질 재밋는 작품이었다.


곧 3, 4, 5권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빼놓지 말고 읽어봐야겠다. 아이들에겐 꿈과 모험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겐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동화를 느끼게 해주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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