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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즈 - 생명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라
랴오즈 지음, 허유영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중국 원촨대지진 때 아파트 아래 26시간동안 매몰되었다 겨우 구조된 랴오즈의 이야기.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그 지진으로 딸을 잃고 무용수였던 그녀의 생명과도 같은 두 다리까지 잃었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랴오즈의 일상을 담고있다. 그녀의 글과 그녀의 사진, 그리고 그녀의 독백... 힘든 사람을 보고 위안을 받을 생각은 없지만 그녀를 보면 안쓰러움보다는 대단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리고 위안보다는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도 몇번 느끼게 되었다. 자기비하나 하려고 이 책을 읽은것은 아니지만 긍정의 에너지가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고
훌륭한 무용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소도시에 살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 대지진이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무너진 폐허 속에서 스물여섯 시간 동안 매몰된 채
딸을 잃고
두 다리를 잃고
결혼 생활을 잃었다.
모든 것을 잃어버렸는데 무엇에 의지하며
내일을 보내야 할까.
- 랴오즈 시작하는 글에서
그녀가 대지진에서 살아남아 두 다리를 잃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의족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와 새로운 인연, 또다시 이별을 거듭하면서 겪게되는 심적변화. 랴오즈가 생각하는 인간의 미덕과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그녀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는것이다.
예전에는 '강인함'이라는 말을 싫어하지는 않았다던 그녀. 하지만 혼자만의 노력으로 강해져야 한다면 그것은 훌륭한 미덕이 아니라 비극이라고 역설한다. "사람은 사랑 때문에 강해지는 걸까요, 강하기 때문에 사랑을 알게 되는 걸까요?"그녀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여러가지 답변을 듣고 본인이 직접 경험해본 뒤 그녀가 얻은 결론은 이세상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강인함이 아니라 영원히 마르지 않는 사랑과 희망이었다. 그녀는 그저 강인한 여자가 아니었다. 사랑과 희망으로 새 삶을 지탱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의 똑같은 사람이었다.
그녀가 불행을 극복하는 과정만을 부각시켰다면 식상했을지도 모를 이야기였지만 그녀는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진리를 깨닫고 주변사람들에게 전하려 애쓰는것처럼 보였다. 어찌되었던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자신뿐 아니라 주변까지도 변하게 할것이 확실하다. 나도 강해지려고만 하고 앞만보고 달리려던 모습을 반성하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것인지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