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모치즈키 료코) - 서평

신의 손 ㅣ 밀리언셀러 클럽 104
모치즈키 료코 지음, 김우진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9월

책속에 또다른 나를 투영하는듯했던 작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작가의 실종과 유아 유괴사건을 동시에 다루면서 독자를 강한 흡입력으로 빨아들이는 '모치즈키 료코'의 신작 [신의 손]을 읽었다. '모치즈키 료코'는 지난번 대회화전으로 처음 알게된 작가인데, 일본의 미스테리문학 쪽에서도 유망받는 신인작가라고 한다.

한 작가가 '꽃의 사람'이라는 작품을 발표하고 인정받을만한 문학상을 받게된다. 하지만 작가의 다음 작품들은 형편없는 졸작들만 나올뿐이다. 문학계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었고, 사람들의 '꽃의 사람'이 표절을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손가락질 하기시작한다.

그리고 한 소년이 유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별다른 특징도 없는 평범한 소년... 연쇄유괴사건의 4번째 피해자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단서는 없다. 앞서 유괴되었던 아이들 3명은 모두 되돌아 왔지만 어째서인지 이 소년만은 행방을 알수가 없다. 

작가와 소년의 유괴사건이 별로 연관성이 없어보이지만 차츰차츰 단서가 밝혀지고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작품명이기도 한 '녹색원숭이'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게된다. 대체 녹색원숭이의 정체는? 최소한의 재미를 위해 여기까지만...

작가의 독특한 문체와 이야기 전개방식때문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아쉬운점도 많다. 작가의 실종과 유괴사건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은 새롭고 좋았지만 둘의 연관성은 끝끝내 아리송하게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던것 같다. 미스테리가 풀리는 과정역시 기승전결이 딱 떨어지는것이 아닌 등장인물의 말을 통해 전달될 뿐이었다. 독자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한 묘사가 아쉽다.

작가는 단순히 미스테리 소설을 쓰려고 한것이 아니라 작가의 마음가짐과 인간의 광기, 그리고 작가 자신을 작품속에 투영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어찌보면 뻔한지도 모를 반전 (말하진 않겠다. 미스테리 or 장르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라면 금새 눈치챌만한 반전이었다.)도 아쉽긴 하지만 천재적인 예술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에서 접근했을때 의외로 재미있는 상상력을 더해주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작가의 전작인 '대회화전'에 미치지는 못하는 듯하지만 작가가 앞으로 써내려갈 이야기들은 끝나지 않았을테니 다음작품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