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보이스 - 0.001초의 약탈자들, 그들은 어떻게 월스트리트를 조종하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제용 옮김, 곽수종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예전에 금융관련 서적을 꽤나 읽어봤다. 정확히 말해서는 주식관련 서적들이다. 아직도 책장 가장 아래쪽 잘 쳐다보지 않는곳에 꽂혀있는 두꺼운 책들... 한때 주식에 손을 대서 나름 쓰디쓴 교훈도 얻고 어느정도 경험도 해봤었다. 그렇다 흔히 말하는 개미투자자였다. 이제는 주식을 하지않고 가끔씩 금융이나 주식관련 책들이 있으면 한번씩 보기는 한다. 이번에 읽게된 [플래시 보이스] 역시 단순히 금융시장에서 핫이슈를 불러일으켰다기에 호기심에 읽게되었다. 


 

저자인 '마이클 루이스'는 이전에도 [부메랑]이라는 작품으로 금융위기위 부채에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을 발간한적이 있다. 그때도 물론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번 [플래시 보이스] 덕분에 어부지리로 [부메랑]이 다시 인기를 얻고있는 분위기도 형성된것 같다.

저자의 전작과 마찮가지로 이번에도 금융시장의 숨겨진 비리를 폭로하고 위험성을 경고하는걸 자처했다. 거대자본이 움직이고 있는 금융시장... 꽤나 위험한 모험이라고 부를수도 있었다. 그는 그저 소설가가 아니라 금융쪽에 몸담고 일했던 실제 전쟁(금융시장도 전쟁터라면)을 겪어온 한사람이다. 많은 월스트리트의 인물들 도움을 받아서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플래시 보이스]에서 가장 모티브가 되는 사건은 불과 얼마전 벌어졌던 '세르게이 알레이니코프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가 주인공은 아니다. 세르게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떠오르는 한사람, IEX의 '브래드 카츄야마'가 스토리의 핵심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관련 비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다들 들어봤을만한 이름들이다.

'세르게이 사건'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2009년 한 러시아계 미국인이 뉴저지 뉴워크 공항에서 FBI에 체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때 체포된 '세르게이 알레이니코프'는 프로그래머로 골드만삭스의 메인서버에서 32메가바이트의 소스코드를 유출한 혐의로 붙잡혔다. 그저 소스코드 하나가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대혼란을 불러일으킬줄 누가 알았을까? 그리고 그로인해 공개된 금융시장의 알려지기 싫었던 비밀. 

세르게이가 다운로드받은 소스코드는 주식과 일반상품등을 거래하는데 있어서 고속트래이딩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핵심적인 코드였다. 초단타매매라고 부르는 고속 트래이딩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시무시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투자자들이나 증권거래 관련 종사자들이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서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매수/매도를 가능케하는 매우 불공정한 프로그램이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금융시장을 전쟁터로 비교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핵무기로 비유할정도다. 세르게이가 훔쳐낸 소스코드는 그 핵무기의 설계도쯤으로 보면 될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프로그램을 골드만삭스가 사용해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것이 세르게이에 의해서 밝혀진 셈이다.

더 재미있는건 세르게이에 의해 유출된 소스코드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기 위해 골드만삭스가 '브래드'와 손을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 하지만 정의로운 돈키호테 '브래드'는 아주 멋지게 뒷통수를 쳐버린다. 사건을 미리 알고봐도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스토리를 마치 소설책처럼 써내려갔다는것이다. 디테일하게, 인물의 대사까지 들어갈정도로 이것이 정말 실화인가 의심스러운 내용이 담겨있다.


실화영화가 계속 만들어지는 추세인데, [플래시 보이스] 역시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한다.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현실에서 재현해낸 브래드의 실화.금융시장에 숨겨진 검은음모와 초단타매매로 거래가 조작되는 현실.그 모든것들을 있는그대로 고발하는 충격적인 책이었다. 

 

어째서 개미투자자들이 당하기만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했다. 공부가 부족해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시기도 있지마, 이쯤되면 아무리 공부해도 거대자본의 힘에 눌릴수밖에 없다는걸 뼈져리게 느끼는것 같다. 물론, 여전히 데이트래이더와 단타트래이더가 많다. 분명히 수익을 내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그들이 큰돈을 만지게 될 확률은 극히 적다고 생각된다. 이책은 단순이 금융계 사건하나를 세밀하게 파헤친데서 끝나지 않고 금융계의 위험성과 쉽고 안일하게 뛰어드는 사람들을 위한 경고메시지도 담고있었다. 주식시장이 끝날때까지 거래창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이글을 본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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