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라스트 런어웨이>는 <진주 귀고리 소녀>의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신작이다. 얼마전 개봉해서 감동과 함께 잔혹한 노예에 대한 흑역사를 전달해준 영화 <노예12년>의 분위기와도 닮아있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노예12년>이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자서전 성격의 글이라면, <라스트 런어웨이>는 실화처럼 보이는 소설이다. 작가인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워낙에 작품을 하나 쓸때마다 철저하게 고증을 바탕으로 연구해서 글을 쓰기때문에 자칫 실화가 아닐까 헷갈릴때도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세기의 미국. 이것은 작가가 처음으로 모국의 역사를 소재로 글을 썼다는데도 의미가 있다. 당시의 시대상을 그리면서 특히나 노예제도의 폐단을 심도있게 다루었다. 배경은 미국이지만 주인공은 영국 여자이다. 작가는 모국에 대한 소재에 약간 거부감을 느끼는게 아닌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너'는 영국에 살다가 미국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는 연인과의 혼인을 위해 떠나는 언니와 미국행 배에 오르게 된다. 활발한 성격의 언니와는 정반대로 소심해보이고 말수도 적은 '아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남자가 다른여자가 생겼다는 이유로) 도망치듯 언니와 동행을 결심한것이다. 배에서는 심한 배멀미를 해서 고생한 '아너'는 다시는 배를 타지 못하게 되었고, 그런 이유때문에 다른 경로로 여행을 이어가던중 언니는 병을 얻어 죽게된다. '아너'가 얼마나 죄책감이 들었을지...




결국 낯선 미국땅에 홀로 남겨진 '아너'는 물어물어 언니의 연인도 만나게 되고, 다행히 장례도 치르게 된다. 하지만 언니의 연인과 함께 살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위해 소심했던 성격을 버리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모자가게 여인 벨을 만나게 되고 자신의 길을 결정하게 된다. 벨은 노예들 을 숨겨주고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몰래 하고 있었다. 벨은 아너를 눈여겨 보곤 자신의 일을 가르쳐주고 잇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미국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노예들을 돕고 나서는 아너.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물욕앞에 추악해지는 인간의 모습에 치를 떨기도 하며,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 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노예들을 돕고 있다. 예전의 소극적이었던 '아너'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던중 노예 사냥꾼 '도너번'과 엮이게 되고, 결말이 어찌될지 알 수 없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노예사냥꾼과의 사랑? 아니면 원수가 되려나?


결론부터 말하는건 책을 직접 읽는 즐거움을 지우는것 같아 어떤 결말이 되는지는 숨겨둬야겠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희생정신으로 일생을 살아간 강인한 여성. 퀘이커 교도들과 탈출하는 노예들 사이에서 의무와 양심으로 갈등하는 영국 여인의 인생을 섬세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진주 귀고리 소녀>가 영화화 된것처럼 <라스트 런어웨이>역시 영화로 만들어져도 높은 호응을 보일것 같다. 대중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예술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갖춘 잘 다음어진 장편소설. 확실히 '트레이시 슈발리에'라는 작가의 또 하나의 걸작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소설석 인물이긴 했지만 그렇게 자신을 희생해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도 존재할까... 나는 그 상황이 된다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몇번 되뇌어 봤지만 역시 나는 힘들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며 후기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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