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요리책 - 그녀를 감동시킬 94가지 시크릿 레서피
권향자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맛있는 요리! 그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맛볼수 있는 큰 혜택중 하나이다... 라는둥~ 거창하게 시작하는건 역시나 오글거린다. 수많은 요리책이 존재하고, 이제는 인터넷에서 살짝만 검색해도 수백가지의 레시피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 그런 스마트한 세상에 왠 요리책이냐... 참 시대착오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타겟은 여자가 아닌 남자! 그렇다 남자를 위한 요리책이다.


일단, 사이즈가 매우 작다. 포켓북 사이즈라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주머니에 넣기는 좀 무리지만...) 작은 사이즈로 요리책을 만든것은 탁월한 선택인것 같다. 남자들은 거추장스러운걸 싫어한다. 딱히 필수품도 아닌데 부피가 큰건 태생적으로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 이렇게 작게 만들어 놔서 주방에 대충 올려두고 아무때나 펼쳐볼수있는 부담없는 사이즈가 일단 마음에 들었다.


 


이분이 <내 남자의 요리책>을 썼다고 맨 앞장에 나온다. 앗, 남자를 위한 요리책이라면서 여자 요리사? 하긴, 말이 남자를 위한 요리책이지 남자가 여자를 위해 요리를 해주라고 만들어낸 책이니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왠지 이상하게 끌려가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은 요리책의 책장을 넘겨봤다.

 

이럴수가! 책의 첫 목차를 읽기도 전에 이런 페이지가 있다는걸 발견했다. ____ 에게 ____ 드림 이라고 빈칸이 있는 첫 페이지... 분명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면서 나에게 이 요리를 만들어줘! 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책인것이 분명했다. 알고보니 역시나 남자들이 구입하는게 아니라 남자친구에게 선물해줄 목적으로 여자친구들이 구입하는 책이구나. 이것참 책의 내용을 떠나 진보된 마케팅을 접하고 잠시 멍해진 느낌이었다. 그래 이렇게까지 하는데 내용이 얼마나 알찬지 봐야겠어.

 



이 작은 책에 수많은 레시피들이 담겨있지만 그중 몇가지만 이번 글에 소개해본다. 딱히 가장 맛있어 보여서 고른건 아니고 골고루 이것저것 골라봤다. 대충 보면 눈치챘겠지만 레시피 한종류당 내용은 한장을 넘어가질 않는다. 보통 왼쪽 페이지에는 완성된 요리의 사진과 재료들이 쓰여있고, 오른쪽에는 요리과정이 매우 간단하게 쓰여져있다. 요리과정은 사진을 포함해서 3번을 넘어가는 경우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이렇게 간단하게 요리하나를 뚝딱 설명한다.




글씨마저도 매우 아꼈다. 최대한 간결한 문체로 장황하고 어려운 설명은 모두 생략해 버렸다. 요리 순서 그런것도 고작 3컷이면 만사 오케이~  다른 레시피들처럼 간장 몇큰술 소금 몇스푼, 중불에서 10분간 졸인후에 XX를 넣어주세요. 그런후에 어쩌고 저쩌고 쏼라쏼라~~~ 이런 디테잃나 설명은 생략해버렸다. 제대로 요리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성의없는 레시피를 보고 코웃음을 칠지도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평생 요리라고는 라면끓이는것 외에는 해본적 없는 남자들에겐 이것마저도 큰 도전이다. 최대한 남자의 입장을 고려한 매우매우 간단한 레시피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간단하게는 겉절이나 깍두기,나물 등 집에서 흔히 볼수있는 기본적인 반찬부터, 찌개와 국등 한국인의 밥상에선 빼놓기 힘든 요리들도 들어있다. 스파게티나 각종 튀김, 조림 등 특식들도 많이 들어있는데 요리 하나가 두페이지에 모두 표현되다 보니 그 양이 꽤된다. 

 

이 요리들을 언제 다 해먹어 보지? 개인적으로 요리하는건 좋아하는 편이다. 설겆이 하는걸 싫어해서 그렇지 맛있는걸 만들어먹는일은 항상 즐겁다. 하지만 레시피는 잘 안보는편~ 양념 하나까지 정량을 맞춰서 넣어야 하는게 너무 귀찮고 까다롭다. 남자들중에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을거라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맞춤형으로 나온 레시피북이라고 느껴진다.



 

요리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참, 쉽죠?! 라고 뽀글머리 밥아저씨가 미소짓는것이 떠오르는 완전 간단 레시피북. 이거 은근 볼수록 매력있네... 책장으로 들어가진 않을것 같고, 주방 근처에다 올려놓고 가끔 한개씩 해먹어볼수 있을것 같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해줄수 있다면 그것 나름대로 행복한 일이겠지~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할때는... 분위기를 잘 보고 실행에 옮겨야 할거라고 조언하고 싶다. 아무리 이런 요리책이 있더라도 요리를 진짜 싫어하는 사람은 안하니까  그리고 책에 들어있는 94가지 레시피중에 제대로 성공할 수 있는게 얼마나 될지... <내 남자의 요리책>은 제대로된 요리책이라기 보다는 요리를 모르고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입문용으로 딱 좋은것 같다. 남자들에게 부담없이 요리에 뛰어들수있게끔 만드는 무서운 녀석이다. 내가 이런걸 소개해서 내무덤을 파는건 아닌지 모르겠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