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2 상상력을 키우는 만화그림책 24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다비드 쇼벨 글, 엔리케 페르난데즈 그림, 김미선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한글 + 영문판 합본으로 나온 출판사 '더클래식'의 <오즈의 마법사 2>의 모습이다. 처음엔 한권이라서 어리둥절 했는데, 겉 표지를 벗겨내니 이렇게 따로 두권의 책이 나눠져 있다. 물론, 언어가 다를뿐 같은 내용의 책!


 


영문판을 일단 펼쳐만 보고 한글 번역본으로 읽었다~ 

 

 

<오즈의 마법사>를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책으로 접하지 않더라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뮤지컬,연극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100년이 넘도록 우리에게 알려진 고전명작중 하나이다. 켄자스에 살고있던 도로시라는 소녀가 회오리바람에 실려와 오즈에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즐겁고 환상적인 모험담! 걸어다니는 허수아비나 양철 나무꾼 겁이많은 사자, 오즈의 마법사, 사악한 마녀 등등~ 독특하고 멋진 캐릭터들로 가득했던 <오즈의 마법사>의 후속편인 <오즈의 마법사 2 - 환상의 나라 오즈>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오즈의 마법사에 후속편이 있다는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있을거라 생각지도 못했고, 그래서 검색해본적도 없다. 이번 기회에 후속편이 있다는것을 알았고 무려 14권까지 시리즈가 이어졌다는것까지 알게되니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조금은 느끼는중이다. 원작자인 '바움'이 60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집필한건 14권까지... 하지만 '바움'의 사후에도 6명의 작가가 추가로 26편의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를 출간했다고 한다. 물론, 비공식적인 소설들이라 인정받는 오즈의 마법사는 14권까지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가장 유명한건 1권 <오즈의 마법사 - 위대한 오즈의 마법사>일 것이다.


이책이 출간된지 100년이 넘게 흘렀다. 1901년에 1권이 나오고 1904년에 이번에 내가읽은 2권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2권이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걸렸는데, 그 이유는 애초에 '바움'이 2권을 계획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계속되는 팬들의 편지와 오즈의 주민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요청에 공식적으로 제의한것은 앞으로 1000명에게 편지가 오게되면 생각해 보겠다고 했단다. 당시에 이메일이 있었을리도 만무하고, 소식을 전달하는데만도 오래 걸렸을텐데 정말로 1000통이 넘는 편지가 전달되고 '바움'은 기쁜마음에 시리즈를 이어나가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당시에 <오즈의 마법사>가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알수있다. 이그런만큼 2권은 다른 시리즈 작품들보다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원작 <오즈의 마법사 1>이 큰 인기를 얻고 뮤지컬로 제작되면서 '바움'은 함께 일했던 삽화가인 '덴슬로우'와 절교를 하게되었다. 캐릭터에 대한 공동 저작권을 가지고 출간을 했는데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으면서 결국 돈문제때문에 서로 등을 돌리게 되었던것...  그 외에도 어린이동화였던 <오즈의 마법사>에 그려진 삽화를 '바움'은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너무 딱딱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래서 2권 집필을 할때부터는 신문 삽화가였던 26살의 청년 '존 R. 닐' 을 고용해서 진행했다. 공동 작업이 아닌 고용이라고 표현한것은 이미 한번 '덴슬로우'에게 데인 경험이 있던 '바움'이 '닐'과는 업무적인 관계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선을 확실히 지켜서 일을 해나갔기 때문이다. 책 한권을 집필하면서 2번이나 볼까말까한 사이였다니 '덴슬로우'에게 얼마나 이를 갈았는지 짐작이 간다. 이후 14권까지 모든 삽화는 '닐'이 그렸다고 한다. <오즈의 마법사> 팬들은 '닐'의 삽화가 더 익숙하고 맘에 든다고 말한다지만 나는 '덴슬로우'의 삽화가 더 익숙해서인지 1권의 캐릭터 삽화가 더 정감이 간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가 존재하는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서평을 시작하기에 앞서 외적인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것이 100년의 위력이란 걸까? 책의 내용말고도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들까지 왜이렇게 재미있는지~  본격적인 감상평은 의외로 짧아질것 같다. 분량 자체도 전작인 <오즈의 마법사 1>에 비해서 짧고, 어린이 동화라서 크게 어려운 내용도 없다.

 

가장 주목할점은 이번에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인데, 전작에 나왔던 허수아비나 양철나무꾼들이 등장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들에 더 호기심이 생기는게 당연했다. 못된 마녀 '봄비'의 집에서 키워진 '팁'이라는 개구쟁이 소년과 생명의 가루로 살아 움직이게된 '호박머리 잭' 그리고 확대되고 가방끈까지 긴 '워글벌래'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파인 '검프'까지... 이 개성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책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이들의 다음 이야기도 너무 궁금해졌다. (14권 세트를 지를 날이 곧 올것만 같은...)



그리고 어린이 동화이지만 어른들도 무릎을 탁 치며 감탄할만한 내용들도 잘 숨겨져 있다. 신나는 모험과 기본적인 권선징악의 스토리 외에도 올바른 페미니즘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큰 위기가 되는 오즈 전역의 소녀들을 모아 전쟁을 일으킨 '진저 장군' 이라는 소녀를 등장시켜서 사람들에게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인식에 대한 재해석을 했다. '진저 장군'은 부엌에서 일만 하는것이 지겨워서 성을 점령하고 여왕이 되었는데, 여왕이 된후에 사치를 즐기며 모든 여자들을 가사에서 해방시키고 남자들에게 집안일을 시켰다. 


하지만 여자들이 하던 일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남자들이라는 구절이 나오며, 여자도 남자에 비해 뒤떨어지거나 무능력한 존재가 아니란것을 반증시켰다. 100년전의 시대상황을 생각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내용일수도 있다. 그것도 무려 어린이 동화에서 말이다...  '바움'은 어린이들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것 같다. 그 이후 결말 장면에서도 다시한번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나름 반전있는 스토리기때문에 여기서는 쉿~  정말 재밋게 읽었던것 같다. 100년전에 나온 책인데도 이렇게 즐겁게 읽을수 있다니... 그것은 현실이 아닌 환상의 나라 오즈이기때문에 가능했던것 같다. 어린이 동화를 읽고 추억을 되새기며 감동받는 어른이 되어버린 내 모습을 보니 이런 좋은 책들은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도 계속해서 잘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집에 고이 모셔뒀던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와 함께 찰칵~

2권을 읽고 나니 1권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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