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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버 - 강과 아버지의 이야기
마이클 닐 지음, 박종윤 옮김 / 열림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카라의 2013 독후감 NO.23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

책의 표지에서부터 오래된 추억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마이클 닐'의 첫번째 장편소설 <더 리버>를 읽었다. 부제로 '강과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정해진대로 책의 내용은 주로 아버지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와 아버지에게 전해받은 인생의 교훈들이 담겨있다. 소설이기도 하면서 자기반성의 시간,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설계의 시간을 갖게해주는 조금은 특이한 책이다.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표현하는게 가장 어울릴것 같다.

책의 저자인 '마이클 닐'은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 소설속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본인과 가족의 생활에서 일어났던 사건, 대화, 해프닝의 콜라주를 바탕으로 한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래된 기억들이기때문에 약간의 상상력이 덧붙어있을 수는 있지만 현실성있는 이야기들은 거부감없이 조용하게 내 머릿속으로 새겨들어왔던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인생이 그렇게까지 특별하진 않았던 탓인지... 막 액션과 스펙타클함,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지루한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저 소소하면서 마치 누군가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 그런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것이 이책의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나와 아버지...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것이 이책을 읽는 이유인것도 같다.
특히 이번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것은 '나'가 아닌 '아버지' 이다. 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들은 아버지 본인이 겪은것인지 말그대로 전해들은것인지 애매하기도 하지만 평범한듯 하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게되는 모험담들은 저자와 독자 모두에게 즐거움을 전해준다.
강과는 땔래야 땔 수 없는 운명을 지닌 클라크 집안의 가브리엘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아버지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다시 소설로 써내려가는 형식으로 전해지는 담담한 이야기에는 단지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진실성이 느껴진다. 주인공인 가브리엘이 캔자스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그리고 그곳을 떠날때까지 있었던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어릴때 가브리엘의 아버지는 강에 빠져서 죽게되고 그 일로 인해 캔자스강을 멀리하며 살아온 가브리엘.... 하지만 언제까지나 아버지의 그늘에서 강을 피하고만 살수는 없었다. 항상 가브리엘의 곁을 지켜주는 어머니 '매기'와 '미스 본다' 그리고 '미스터 얼', '지미'와 '콜링스워스'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가브리엘에게 많은 경험과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준 인물과 함께하면서 가브리엘은 비로소 공포와 기피의 대상이었던 '리버(강)'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두려움은 피하는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설때 한번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것을... 그리고 가브리엘이 스스로 깨달았던 자신만의 '리버'가 있듯이 사람에겐 누구나 자신만의 '리버'가 존재한다는것을 느끼며 나는 나만의 '강'을 찾았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본다. 어쩌면 이미 가까운 곳에 있지만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것일 수도 있고, 아직도 '강'을 찾아 헤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 리버>는 그저 아버지에게 교훈을 전해듣고 그대로 학습하는것이 아닌, 이야기속에 숨겨있는 메시지를 직접 찾아내어 더 가슴깊이 파고들수 있는 감성적인 내용이었다. 같은 이야기를 듣거나 읽어도 받는 느낌은 다 다를테니 직접 자기의 '리버'를 찾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