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의 진정한 만남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서점가에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도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나 또한 꾸준히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긴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야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들이려는 찰나 책에 대한 수많은 질문과 의문점이 내 앞에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조건 많은 책을 읽어야 할까? 정독이 좋을까 속독이 좋을까? 왜 나는 책 내용을 쉽게 잊어버릴까? 더 잘 기억하는 법은 없을까? 더 빨리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등등. 이렇게 책과 독서에 대한 나의 질문들을 돌아보니 나는 그 동안 어떤 당위성에 사로잡혀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책을 대해왔던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와는 다르게 <삶을 바꾸는 책 읽기>의 저자 정혜윤은 책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아는 여성이다. 라디오PD라는데, 독서 에세이와 여행 에세이를 이미 두 권씩 펴낸 바 있어 많은 사람들이 책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 독서량이 방대하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의 서문만 읽어 보아도 저자의 독서량이 어느 정도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몇 페이지밖에 안 되는 서문에서도 끊임없이 책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받은 책에 대한 질문들 중 8가지를 간추려 그 해답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저자는 일상에서 만난 스승과도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에 연결시키고 또 이를 매번 삶에 연결시켜 보인다. 저자에게 삶과 일상과 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바쁜데도 책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 사람에게 책 읽는 시간은 ‘나를 키우는 시간’이자 ‘숨 쉬는 시간’이라고 이야기 해준다. 책 읽는 능력이 없다고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독해력의 의미를 바꿔준다.

       진정한 독해력이란 문자를 정확히 읽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읽건 거기에서 삶을 바라보는 능력입니다.

                                                                                                                                                 –본문 중에서

       에세이라고 하기엔 좀 딱딱하고 어색한 문체(간혹 자기계발서나 연설문을 연상시키는 문체)가 읽는 내내 신경이 쓰였고 책의 홍수에 빠져 허우적거려야 할 만큼 정신 사나운 글의 전개가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또 책 표지에 쓰인 ‘새로운 삶에 대한 누구도 생각 못 한 창조적 대답’이라는 카피가 좀 과장되어 보이긴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한 독자로서, 그리고 그 사랑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한 사람으로서 끊임없이 삶과 책을 연결시키려는 저자의 충실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이었다. 책에 대한 질문을 한 번쯤 던져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해답과 각 질문에 어울릴 만한 책, 그래서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