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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알고 있는 古典의 힘 - 이미 알고 있던, 미처 알지 못한 고전의 재해석!
민경천 지음 / 북메이드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고전에 단점이 하나 있다면 아마도 과거 현자들과의 대화가 좀처럼 쉽게 진행이 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고전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지만 그 내용이 방대하고 어려워 정작 고전을 곁에 두고 즐거이 읽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고전과 현대 독자 사이에는 어느 정도 통역사가 필요한 법이다. 고전의 정수만을 간단하고 쉽게 전하는 통역사 말이다.
이 책의 저자도 고전 통역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고전의 지혜에 저자 나름의 현대적인 해석을 곁들여 공자, 맹자, 노자, 장자와 함께 우리의 삶과 일상을 돌아볼 기회를 선사한다. 이 책은 특히 형식이나 내용이나 현대적인 재해석이 돋보인다. 우선 목차부터가 그렇다. 공자는 커피를, 맹자는 담배를, 노자는 음악을, 장자는 술을 연상시킨다. 공자의 말씀은 한 잔의 커피가 주는 여유를 생각나게 하며 여운을 남긴다. 맹자의 철학은 시름시름 피어 오르는 담배 연기가 모여 나에게 단비를 뿌려주는 구름이 된다. 노자의 도덕은 나의 마음 속에서 울림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장자의 처세는 취하였다면 취한 대로 살아가는 인생이란 강의 흐름을 깨닫게 한다.
이렇게 네 명의 대가들에게서 얻은 108개의 문장을 통해 저자는 자신을 보고 우리를 보고 사회를 보고 세계를 본다. 애니메이션, 예능 프로그램 등 고전과 쉽게 섞일 수 없는 현 시대만의 구성요소에서도 그 가치를 뽑아내어 고전의 지혜와 함께 맛있게 버무린다. 잘 양념된 감칠맛 나는 글들이 숨어있는 마음을 자극하여 고개를 내밀게 만든다. 이제 독자는 그 마음을 바라보고 어루만져주기만 하면 된다.
고전의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현 시대에도 몇 백 년 전의 고전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단순히 현자의 깨달음이 담겨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고전의 강인한 생명력은 삶의 보편성에 있을 것이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은 누구나 다 똑같은 마음이고 똑같이 나약한 존재라는, 인간의 심성과 삶의 진실에 관한 통찰을 통해 끊임없이 성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전의 생명력에 들숨을 불어넣는 책들이 필요한 이유도 바로 그 점 때문일 것이다. 고전의 지혜로 현 시대를 살아간다면 우리의 마음은 풍요로워지고 우리의 세상은 아름다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