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세미나 - 체제 이행기의 사유와 성찰
김규항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고등학교 때 윤리와 사상을 듣진 않았지만 생활과 윤리 시간에 나오는 사상 관련된 부분을 참 좋아했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공산주의.... 여러가지 체제와 사상의 차이점을 나름대로 분석하는 게 고등학교 시절 작은 재미였다. 그래서 이 책도 제목만 보고 확 끌려서 이번 미션 도서로 선택하게 됐다.

유토피아는 없지만, 최소한의 사회는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상품으로 이루어진 세계이다. 사회관계는 상품 교환의 원칙과 계약으로 이루어지고, 생활을 유지하는 것역시 결국은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판매이다. 고로 자본주의에서 상품은 부의 기본 단위이자 사회를 이루는 세포이다. 생산과 노동의 사전적 의미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저것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얼마나 핵심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생산과 노동의 관계에 대해서도 정확히 말할 수 없는 독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는 중학교 경제 시간에 수요-공급 곡선을 처음 본 것 같다. 상품의 교환가치(가격)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곡선이다. 우하향하는 수요 곡선과 우상향하는 공급 곡선이 있는데, 이 두 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 가격과 균형 생산량이 결정되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경제학의 처음과 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상품의 가격, 즉 상품 가치. '가치'에 대해 이어서 설명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쭉 흐름을 타다 보면 우리는 평등과 공정, 이윤율, 자본가, 경기순환, 공황, 그리고 인플레이션 등등 우리가 어렵게만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적당한 수준에 맞추어져 있어 읽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끄럽지만 나는 아직도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축에 속한다. 그런데 '자본주의'라는 체제에 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정독할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철학과 경제의 융합? 그런데 인간사회의 모든 학문들은 이렇게 얽히고설켜있으니 그걸 감안하고 그냥 교양을 쌓겠다는 생각으로 이걸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이런 책들은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읽기 시작하면 금세 싫증이 나버린다. 어딘가에서 교양 강연을 듣는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다 보면 어느새 집중하고 있는 나 자신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경제나 자본주의에 대해 알고는 싶지만 지레 겁먹었던 독자들에게 누구보다 추천해주고 싶다. 나도 종종 다시 읽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