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한국사 - 멸망으로 시작해서 건국으로 이어지는 5,000년 역사 이야기
조경철.조부용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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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어느 한 인물이나 시점에 종속되는 게 아닌 국가와 국가가 이어지는 지점에 대해 알려주는 점이 다른 역사서와도 다르게 느껴졌다.  또 이 책에서 더 좋았던 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국가들도 하나로 이어지는 역사안에서 충분히 빛났던 부분들을 조명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발해의 역사라든가, 고려전에 존재했던 고려에 대한 이야기는 기존의 역사에서는 이만큼 다루지도, 많이 얘기되었던 것도 아니어서 아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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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발해를 계승한 '고려'는 누가 언제 세운 나라일까요? 아마 대부분은 태조 왕건이 고려를 세웠다고 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고려는 태조 왕건이 세우기 훨씬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중략)

고구려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충주 고구려비에는 자국의 왕을 "고려 태왕"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가칠년병 금동불입상에도 고구려를 "고려국"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 『일본서기』에도 고구려를 "고려"라고 쓰고 잇습니다. 안승이 세웠던 보덕국도 "고려"라고 쓰고 있죠.

P. 62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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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기억하기엔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역사서라면 최소한 여러 사람들과 얘기할 때 한 두가지 재미난 주제는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또 역사 속 국가의 흥망성쇠를 소수의 인물만으로 떠올리기엔 한국의 역사는 너무나 흥미롭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역사 속 국가들은 생과 멸을 계속해왔음을 기억해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가 익숙해지는데는, 그만큼 많은 시간과 여러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랜 역사속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조선시대 뿐 아니라 더 다양한 역사,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는 게 이번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일 듯 하다.



인상깊은 부분은?

이 책은 구성의 특이한데,  ‘집배원 부의 여는 말’로 화두를 던지고, ‘집배원 부의 닫는 말’로 앞선 이야기를 정리해주며, 그렇게 함으로써 잘 읽었는지, 저자의 의도를 이해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국가의 멸과 생을 논하다보니 자칫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절대 그렇지 않다. 각 국가에서 번성한 문화와 그 안의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중간중간 사진과 도표는 논문을 읽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바, 익숙한 인물로만 보는 것이 아닌 다른 역사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된 것이니 쉽게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시간 순서로만 진행하는 게 아닌만큼 처음부터 끝가지 정독해 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중간에 조선시대가 나오면서 뒤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나 궁금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후반부 후백제의 멸망, 가야와 신라로 이어지는 부분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조선 말기에서부터 대한 제국에 대해서는 근대의 일인만큼 다수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그것에 대해 고민이 없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 중에서 ‘일제강점기’라는 표현과 ‘임시 정부’에 대한 저자가 던지는 몇 가지 의문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생각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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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흔히 사용하는 '일제강점기'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제강점기를 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로 점령한 시기를 뜻합니다. 일제가 대한제국을 멸망시키고 통치했으니 틀리지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중략)

대한제국의 관점으로 이 시기를 역사책에 남긴다면 어떤 표현이 좋을까요. 우리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강한 의지를 반영하여 '일제 저항기'로 부르면 좋겠습니다.

 P.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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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두께가 생각보다 얇은데, 이 분량안에서 가능한 모든 이야기를 다루려 한 것이 느껴진다. 다만 간단명료한 이야기인만큼 소개된 국가들의 더 깊은 이야기를 다루지 않음은 아쉽다. 그리고 멸망까지 이르기까지 그 전에 아주 번성했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더 추가할 수 있는 삼국시대에 관해 추가되면 더 좋을 것 같다. 



덧붙인다면?

1. 일반적인 공동저자로 생각했는데 두 저자는 부녀지간으로 주저자와 에디터로써 만든 책이다.


2. 고대부터 이어지는 한국사에 대한 역사관 확장, 다양한 한국사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가고 싶다면 추천, TV드라마로 보여지는 단편적인 역사와 자극적인 인물 간의 이야기로 만족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클랩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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