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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
톰 행크스 지음, 홍지로 옮김 / 리드비 / 2025년 3월
평점 :
주요 포인트는?
제목이 내용 그대로라서 너무 놀랍고, 영화배우가 쓴 소설이라는 점이 더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 간만에 긴 호흡으로 읽을만한 소설이었다. 그만큼 '영화 제작'에 대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까지 할 수 있는 소설이 되었다. 영화 티켓값에 담겨진 가치를 떠올려보곶 한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톰 행크스는 배우, 감독, 제작까지 두루 경험한 인물로 아마 이 책 속 모든 내용은 사실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닌데, 실화 바탕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하나하나 쌓여간다. 하지만 모든 소동이 허우적거리는 모양새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그 안에는 어디서나 만연한 언어 폭력, 목적 지향적인 인간성 결여, 배우들간의 차별, 보이지 않는 계급 갈등 등 아픈 부분까지 포장하지 않고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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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영화인인 그들의 삶을 더욱 험난하게 만드는 소식이었다. 제작진 중 누구든 새로 실연한 사람이 생기면 관련자 모두를 둘러싸고 과장된 드라마가 펼쳐지며 부서마다, 트레일러마다, 식사 시간마다 입방아가 난무했다. 그런 일이 사전 제작 전 마지막 날 주연배우 한사람에게만 일어난다? 재난이었다. OKB와 프랑스 애인의 이별은 <클레오파트라>를 영화화하는 족족 침몰시켰던 방해요인만큼이나 크고 값비싼 장애물이 될 수도 있었다.
(중략)
"사람 마음이라는 게....." 빌은 무언가 다른 생각이 떠오르기를 소망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머리도 비울 겸 나가서 좀 달리려고요." OKB가 말했다. "그런 다음 잘 생각이예요."
P.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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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3부로 구성되는데 1부와 2부는 등장인물들의 관계 설정이고, 실제 영화 제작에 대한 이야기는 3부 부터 시작된다. 1부와 2부가 슈퍼히어로 코믹스의 탄생 과 그것을 그려낸 작가, 주변의 이야기라면, 3부는'빌 존슨'이 영화 제작을 시작하는 이야기로, 정말 영화 제작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으로 진행. 배우나 감독, 그리고 주요 staff분 아니라 소품, 의상, 특수효과까지 모든 사람의 작업들이 너무나 잘 표현된 만큼 이 책 두께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인상깊은 부분은?
어느 인물의 일대기나 큰 사건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제작 자체가 주제이자 전부. 톰 행크스는 얼마나 이 소설을 쓰고 싶었을까? 그가 생각하는 배우와 제작자, 감독이 아니라 경험한 모든 순간의 staff, 배경, 심지어 촬영장의 공기까지 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소설이자 자전적인 이야기가 된다.
'영화는 예술'이라는 거창한 표현 안에는 그저 돈 벌기 위한 직업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자조적인 생각도 들만큼 그들의 행동과 생각은 계속 충돌하기도 한다.하지만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모든 순간 하나하나가 다 기적”이라는 작가의 말이 허투르지 않게 기적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 자체로도 훌륭항 이야기가 된다는 건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을 보면서 배우나 감독이 실제 누구와 비슷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르긴 하는데 워낙 알려진 이미지라는 게 부분적이라 속단일 수 밖에 없어 어떤 실제 인물과 비슷했는지는 얘기하기 어렵다. 다만 많은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문체가 좀 길다고 생각되는데, 번역의 문제보다는 문체 자체가 긴 것 같다. 그리고 앞압 부분의 인물 소개와 본격적인 이야기까지 이르는 길이 좀 늘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두께 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니 참는 자에게 재미가 올 것이다.
덧붙인다면?
1. 개인적으로도 몰랐던 사실인데, 톰 행크스의 소설이 또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보니 읽어보고 싶다.
2. 영화라는 예술의 짠내나는 뒷이야기, 영화배우 직접 써내려간 현실적인 영화 제작기가 궁금하다면 추천, 조금 두께가 있는 책은 무조건 거부하고 보는 사람이라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리드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