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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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아무리 오래된 책이라도 오래 두고 다시 보게 만드는 건 역시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 책에 대해 어스름하게 떠오르는 기억은 대학생이라면 한번 쯤 읽어봐야 한다는 추천에 더불어, 일본에 대해 이보다 더 확실하게 쓰여진 책은 없다는 찬사와 역시 선진국이 적대국에 대해 모든 걸 다 이해하는 척하지만 고정관념에 끼워 맞춘 결론이라는 비판 그 중간 쯤이었던 것 같다. 


이 정도의 분량으로 한 국가와 민족에 대해 이렇게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학술적으로는 실증이 부족하다고 하겠으나 자국인도 아닌 완전히 다른 문화의 시선으로 담아낸 일본인들은 책에서 온전하게 자신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 당시 완독했을 때의 소감이나 이번에 다시 읽은 느낌은 여전히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다만 최대한 다시 곱씹는 시각으로 찬찬히 보자면 어느 정도는 세워진 결론에 어울리는 여러가지 사례를 엮어낸 것 같기는 하다. 대표적으로는 개인보다 집단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 가부장적 가족 체계와 계층 구조, 지배와 그에 대한 짐재된 폭력성, 억압에 따른 분노 표출 등에 대한 서술이다. 이는 좋은 사례이면서 인류학자의 시각으로 명확하게 짚어주는 건 아주 의미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짚어내기엔 전쟁 상황에서의 강압적인 분위기와 다양성의 금지, 외부에 드러나는 폭력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자 사례들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연구는 결론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사실 전달에 무게를 두는 만큼 개인적인 방향성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여겨지는 바, 판단 착오나 오류라기 보다는 좀 더 직접적이고 심층적인 연구가 있다면 더 좋았을 아쉬움이 남는 것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다.



인상깊은 부분은?

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리((義理)’에 관한 부분은 다시 읽어도 흥미롭다. 아무 의미 없이 남자들의 일부 행동에 가져다 붙이는 ‘의리’가 아닌 풍습, 문화, 생활 거기에 삶과 죽음까지 모든 것에 관여하는  ‘기리((義理)’는 신기하면서도 다른데서 보아 온 잉본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다. 이것과 함께 다루어지는 진기(義氣)에까지 이르면 명예와 수치심으로, 어이없게도 ‘할복 자살’에 대한 극적인 설명이 언뜻 이해가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절대 이해못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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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인은 실패나 무능에 대하 비난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데, 이런 성향은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패배한 상황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어떤 일자리에 다른 사람이 채용되거나 경쟁시험에서 떨어졌을 뿐인데도, 패배자는 실패에 대한 ‘수치를 뒤집어쓴다’. 이런 일을 겪으면 자극을 받아 분발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의기소침해진다.

P.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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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많은 부분을 할애했고 전체적인 흐름에 빼놓을 수 없는 ‘기리((義理)’나 지초(自重, 자중)에 대한 것만 보아도 익숙한 듯 하지만 실제 어떤 의미로 일본인들에게 이해되는지는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전혀 연관짓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학적으로 문화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임에도 때로는 장황하게 때로는 간단명료하게 맺고 끊는 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덕목이 아닐까 한다. 이미 완성된 자료인만큼 더 추가적인 연구는 어렵지만, 이번에 개정판처럼 여러가지 삽화와 추가 설명이 더해진 건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기에 충분해 아주 만족스러웠다.



덧붙인다면?

1.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일본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일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2.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아주 작은 관심이 있다면 추천, 그리고 어떤 이유로도 비추할 이유가 없으므로 읽어보길 추천.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현대지성'으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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