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의 덫 - 러시아는 어떻게 유럽을 장악하려 했나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 권지현 옮김 / 롤러코스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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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이 책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작으로 본 것은  ‘노르트스트림’이라는 러시아의 국가적/사업적 접근이었다. 즉 ‘노르트스트림’에 대해 이해가 가는 지점부터는 단순한 비즈니스라고 하기엔 저자가 다룬 내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는 폭로이기 보다는 오히려 첩보소설같은 느낌까지 든다. 물론 드러나는 감춰진 음모나 살인, 해킹 같은 드라마틱한 내용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책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왜 그런 일이 생겨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고, 그 때 그 일들에 ‘관여한 사람들’과 ‘관망한 사람들’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어냈는지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그리고 있으며, 차근차근 풀어놓는 배경과 사건들 어느 한 부분에서도 기울여짐이 없이 기정 사실과 관련된 수많은 국가들과 얽히고 섥히는 이야기 냉혹한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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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재정부 장관으로 옮겨왔다가 마침내 경제부 장관이 됐다. 정치적 관점에서 봤을 때 그는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 핵심에 있는 믿을 만한 사람이었다.

(중략)

지그마어 가브리엘의 고해성사. 드러난 사민당과 러시아 정부의 결탁, 거기에 연루된 많은 사람을 생각하면 알트마이어가 메르켈과 자신이 표적이 될 수 있는 혐의를 두고 빈정거리는 이유를 알만하다.

“새 책 주제는 무엇입니까?”

알트마이어는 케이크와 크루아상이 담긴 쟁반을 내밀며 언제나처럼 정중하게 묻는다.

"노르트스트림이요.”

쟁반이 테이블 위에서 한동안 허공에 매달려 있었다. 이어서 나는 ‘노르트스트림’이라는 단어가 터트린 너털웃음 소리를 들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미안해요.”

나는 그의 호탕한 웃음에 감염되고 말았다.

“그래서 죄인을 만나러 왔군요? 하하하하하하하”

P. 13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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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어느 새 1000일이 되었다. 그저 옛 러시아 연방 국가였던 두 나라의 전쟁이라고만 생각하기에도, 우리와 전혀 상관없지만 전쟁이 참 길어지고 있다고만 생각하기엔 여러 측면에서 자주 다뤄지고 있다. 누군가는 해외 의 단신 기사정도로 관심없이 지나치겠지만, 누군가는 왜 이 전쟁이 일어났고, 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끝날 것인까지를 관심갖고 볼 수도 있다. 



인상깊은 부분은?

앞서 언급했던 가스관은 여러가지 반대와 어려움에도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되어, 모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결국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진 유럽에 이 가스관은 한번 잠그기만 해도 거대한 위협이 되는 무기가 됐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적 위협 뿐 아니라 전쟁 상대국이 되어 간 것이다. 현실 속 짜르, 블라디미르 푸틴은 정권을 잡기 전부터 러시아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국력을 위한 지정학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건설해 충분히 활용하게 되었다는 점을 현지 가까이에서 오랜 기간 지켜보며 그 과정을 분석한 것이 느껴진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유럽 한복판에 만들어 놓은 아주 탐스러운 함정, ‘노르트스트림’을 아주  진중하게 파헤친다. ​읽으면서 더 흥미로웠던 건 푸틴의 이런 추진에 독일과 프랑스와 같은 유럽 선진국이 보여준 모습이었다. 역시 자국의 이익이란 어쩔 수 없다고 여기기엔 과연 그것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했던 것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푸틴의 생각대로 움직여지는 과정들은 지금에 와서 그 국가들에 이익이 되었는가를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답은 쉬울 것이다. 


다만 기자가 쓴 만큼 촌각을 다투는 서스펜스가 이루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서두의 배경 설명이 좀 느리다고 느껴질 수는 있다. 그리고 전쟁 자체에 깊은 관심이 없다면 분량이 길어진 기획 기사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정세가 그 나라만의 것이 아니듯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싶은 이면을 안다면 지금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작은 사건을 보면서 미래의 큰 변화를 예측하기에 충분할 듯 하고, 언젠가 지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더 궁금해진다.



덧붙인다면?

1. 미국의 참여가 다뤄지긴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은 어땠는지 다뤄보면 더 풍부한 내용이 되었을 것 같다.


2. 전쟁의 이면, 유럽의 가스 자원의 흐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 러시아-우크리아니 전쟁도 유럽의 가스 문제도 해외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상관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롤러코스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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