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요 포인트는?

저자가 수많은 지면을 들여 이야기하는 것은 요즘 화두가 되는 ‘가짜뉴스’에 관한 것이다. 요컨데 가짜뉴스는 사기꾼들이 장난처럼 쾌감이나 관심 혹은 자신이 싫어하는 집단의 어리석은 모습을 구경하거나 당파적 세력으로 자신이 만든 뉴스가 대의명분에 도움이 되거나 지지후보에 유익하다고 생각해 발생한다는 것인데, 요즘처럼 미디어도 많아지고 다양한 정치색이 다면화되면서 더 많아질거라는 게 저자와 많은 사람들의 생각일 텐데 그런면으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좋다. 


저자는 여러가지 매채에 대해 객관적인 시점으로 바라보는데, 의외로 페이스북에 대해서는는 더 날카롭게 바라보는 듯 하다. 특히 가짜뉴스 사이트와 정치색이 뚜렷한 사이트에 유입된 트래픽이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보다 3배 많다는 거라든지, 알고리즘이 유행하는 트렌드를 많지 잡아내면서도 그 방법은 베일에 쌓여 있다는 것에 주목하기도 한다. 그 예로, 페이스북의 토픽 선별작업은 계약직으로 고용한 언론 전공자들이 진행했고, 그 와중에 보수 성향인 전직 뉴스 큐레이터가 ’우파 토픽을 고의든 실수든 블랙리스트 처리했다고 폭로’ 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지만 검색엔진과는 또 다른 다양한 정보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어떤 서비스 기업의 비밀스러운 면은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에게 편향된 모습이 될 수 있을거라는 염려가 들기도 한다. 

------------------------------------------------------

페이스북의 생태계는 진실한 문화를 일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회원이 많은 거대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 이익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페이지에서 무단 도용한 콘텐츠를 감성을 자극하거나 웃음을 유발하게끔 재가공해 올리다. 팔로어와 공a유 수를 늘리려고 장애아의 사진을 훔쳐다 올리는 경우도 있다. 훔친 콘텐츠로 감성을 자극하는 극소수의 악의적 이용자가 판치는 플랫폼에서 퍼블리셔는 좋은 싫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고 늘 경쟁한다. 

P. 287

------------------------------------------------------

이런 페이스북 같은 콘텐츠 결정권을 가진 소셜 플랫폼이 가능한 사용자를 잡아두기 위한 뉴스의 재생산하고,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게 폐쇄형 구조라고 해도 링크를 타고 다른 사이트의 경유없이 다른 이의 페이스북에서 바로 읽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페이스북만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용자가 있는만큼 위험성도 높다는 걸 강조함이 아닐까 한다. 


저자가 기꺼이 ‘개소리’라고 하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국내나 해외 가릴 것 없이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짜뉴스는 전부 거짓은 아니어서 더 나쁜 뉴스이기도 하다. 즉, 사실에는 가깝지만 어느 정도 과장되고, 거짓에 가깝지만 진실이 조금 섞인 이야기들이어서 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경각심에 대해서 ‘노골적인 개소리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어느 것이 허위인지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기사에 신뢰가 많이 떨어지게 된 것은 싼 값에 질이 떨어지는 기사를 생산해내는 것에 문제가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뉴미디어(기존 미디어와 다른 의미로)가 간접비가 아주 낮게 드는만큼 적당한 클릭과 관심도에도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단순하게 배너광고에 의지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돈을 벌면 되는건데, 웹콘텐츠, 채팅 자료, 소셜 플랫폼에 쓸 자료 등을 모두 만들고 그걸 편집하는 것만으로 기사를 다양하게 찍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숙한 기자가 정치 논쟁 기사를 쓴다면, ‘취재’라는 과정을 거키는게 아니라 한 후보가 예기한 것을 그대로 기사로 낸 후 상대 후보의 반박을 보고 다음 기사를 써내려가는 식을 말한다. 이는 기자가 고민을 통해 얻어낸 것이 아닌 그냥 시간차 공격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인상깊은 부분은?

서문에도 나오지만 이 책에는 한국사례가 나오지 않는다. 사실 저자도 학자가 아닌 언론인인만큼 범세계적인 사례를 다 다루는 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정확히는 미국과 유럽(그 중 영국)에 대한 것이 사례의 전부라고 보면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다양함보다는 저자의 지적이 어디를 향하는가 확실하게 알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너무 많이 다루면서, 911테러 때 무슬림들이 그걸 보며 환호했다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가짜뉴스를 유세 떄 활용해 무슬림에 대한 악감정에 불을 붙이고,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그에 대한 반박 기사를 쓰자 그걸 받아들이기보다 해당 기자를 공격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부분은 트럼프의 억지스러움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주는만큼 트럼프에 대한 시선이 명확하다. 


특히 트럼프의 미디어 전략은 정치적 간극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핵심 지지층을 자극하고 정치를 양극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이나, 예전 미국 대선에 대해서 진짜 기사 20개는 총 730만번 공유한 반면, 가짜 기사는 870만번 공유했다든지, 20개의 가짜 기사 중 17개가 명백한 친트럼프 기사거나 명백한 반힐러리 기사였으며 이것이 대선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건 편향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

오바마는 풍자 뉴스 프로그램 <데일리쇼>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솔직히 선거를 앞두고 우려가 지나친 나머지 투표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근거는 보지 못했고, 우리에게 그런 일을 막을 능력이 있다고 자신한다.”

여론조사가 현실을 조금이라도 반영한다고 본다면 좌파든 우파든 이제 음모론이 미국의 정치 견해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은 모든 사안에서 상대 세력이 선거에서 이겨려고 불법행위를 저지른다고 믿는다. 이런 현실이 미국 정치제도에 유익할 리 없다.

P. 199

------------------------------------------------------

거기에 ‘트럼프 = 우파’라는 관점을 가진만큼 음모론, 가짜뉴스, 편향된 뉴스 증가는 우파에서 흔히 발견된다든가, 기존의 우파와는 다른 ‘대안우파’가 더 열성적이라는 부분은 공감이 가지만 자칫 진영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


영국의 존슨 총리는 외무장관일 때 유럽 여러 나라들의 인사들과 적대적으로까지 보일만큼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 한 나라의 ‘총리’로써 불편하게 대면하게 되었는데, 존슨 총리 역시 ‘뉴스의 헤드라인에만 집중하고, 너무 강경한 이야기로 대치하다 논란이 되면 ‘웃자고 한 얘기’라는 가벼운 방식으로 대처했다는 게 그것이다. 자세히 얘기하긴 어렵지만 이런 부분도 꽤 비꼬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영국 얘기를 하며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영국인들은 이주자들이 많아 공공서비스가 질이 떨어지거나 범죄가 늘어나는 등 사회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민감함이 여러 미디어의 기사 떄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주자들의 규모를 2배 이상 크게 보고, 이슬람교도가 실제보다 더 많다고 생각들도록 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내용만 전달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해서도, 영국의 EU 탈퇴 이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 또는 EU에 잔류하는게 더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투표 결과에 불만을 제기한다”며 비난을 받는다는 건 가짜 뉴스의 유혹 또는 진짜 뉴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의 미흡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어떤 정보가 자신의 세계관과 일치하면 더 믿으려 하고 통계보다 일화에 더 설득된다’고 한다. 자신과 생각을 함꼐 하는 몇몇이 같이 있다면 이는 더 활발해지고 어느 집단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드러내는데 적극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집단에 속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그것이 쓰이는 건 매우 위험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기사나 정보가 전해지더라도 개인적인 경험과 일치하지 않으면 안믿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어쩌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그런 기사나 정보를 만들고 전달한 주체가 통계를 잘 이해 못하거나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악의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느낀 건 잘못된 정보의 문제보다 잘못된 믿음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야기들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졌는지보다 어떤 인과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편향적인 것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덧붙인다면?

1. 앞서 얘기했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사례는 없고 심지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언어적 문제일까 싶기도 한다, 저자가 접한 사례가 좀 다양하지 못해 아쉽다.


2.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얼마나 객관적으로 기사를 접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보다는 제목에 ‘개소리’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지 이번에 알았다.


3. 가짜뉴스나 언론, SNS에서 쏟아내는 정보들에 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관심이 있다면 추천, 오로지 유튜브에서 보는 정보만 전부 다 진실같고 다른 미디어에서 하는 얘기가 관심없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도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