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사람예측 심리학 - FBI 행동분석 전문가가 알려 주는 사람을 읽는 기술
로빈 드리크.캐머런 스타우스 지음, 고영훈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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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처음 책을 읽기 전에는 ‘사람을 꿰뚫어보는 심리학’ 또는 ‘거짓말을 알아내는 정확한 판단법’ 같은 내용이 있을 줄 알았지만 그런 detail한 것들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오히려 2장에 얘기한 것 처럼 모든 생활속에서 ‘행동분석가처럼 행동하라’는 것이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한 듯 하다. 


저자는 FBI로써 수많은 사건들을 접하고, 그 안에서 느꼈던 ‘사람에 대한 분석’을 하나하나 설명한 것인데, 이는 <행동 예측 평가 시스템>이라는 기준으로 아래 5가지 상황/관계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1. 동맹, 2. 관계 지속성, 3. 신뢰성, 4. 행동패턴, 5. 언어, 6. 정서적 안정감

물론 일시적인 만남에서 오는 단편적인 관계에 대한 것도 포함되겠지만 보다 장기적인 목표와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더 다양하게 하는 지속하는 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내용이라고 보면 좀 더 빠른 이해가 될 것 같다.


저자가 현업에서 겪은 일들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너무나도 다양한 사례들과 그에 따른 저자의 분석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역시 ‘경찰’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신뢰성(chapter 5. 세번째 신호 : 신뢰성)과 진실(chapter 6. 네번째 신호 : 행동패턴)을 설명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단지 ‘믿음’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신뢰’라는 제한된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이를 역량과 성실함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즉, 약점에도 솔직하다거나 비판을 받아들이고, 핑계를 대지 않는다는 것도 있겠지만, 꼭 일을 완수하며 시간이 돈이라는 걸 인식하고 명확하고 간결한 말투와, 시계를 보는 것보다는 그 시간동안 생산적이라는 관점으로 ‘신뢰’를 정의하는 것인데, 물론 그와 반대인 부정적인 부분도 있으니 비교하며 참고하면 즣을 듯 하다. 그리고, 사람을 예측할 수 있는 인성에 대해서도 인간이 생각하는 가치, 즉, 내면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특성도 언급하는데, 이것이 이익추구나 정서적인 변화까지 가져온다는 것인데, 다만 이런 흐름에서도 조심해야 하는 게 있다는걸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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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성 요소들이 귀하고 소중함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인성 요소들은 신뢰성을 평가할 때 고려하는 일차적이고 때로는 유일한 요소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특정 종교의 믿음에 기초해서 상대를 신뢰함으로써 신뢰하는 과정을 단순화시킨다. 특히 종교적 믿음을 공유하는 경우에 그렇게 하는데, 이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왜냐하면 단지 특정 종교를 믿는다소 해서 자동적으로 좋은 인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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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살면서 많은 선입견을 갖게 되는데, 저자가 지적한 것은 ‘종교’라는 배경으로 그 사람에 대한 것을 판단하지 말라는 강한 경고이며 오히려 그 사람이 보여주는 행동과 반복되는 모습으로만 상대방을 판단하라고 역설하는데, ‘후광효과’를 조심해야한다는 것과 함께 이 부분이 오히려 종교적인 사람들이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하는 건 아닌가 한다. 


물론 이런 경계에 대한 것만 책 속에 가득한 건 아니다. 읽으면서 우리가 바로 적응하는 건 어렵겠지만 잠시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떠올려본다든지, 친한 사람에게 들었던 누군가를 다시 생각해보는 부분도 있는데, 특히 ‘언어’ chapter가 그러했다. 첫인상에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아마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을 판단하는게 가장 클 것이다. 하지만 말이든 문자든 사람과의 대화도중 상대방을 깊이 파악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한찬 지난 후 예전의 대화를 곱씹어 보면 그 안에 내재되어 있던 다양한 의미를 뒤늦게 알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대화 도중에는 이미 나의 뇌도 대화를 위해 충분히 회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 속에서 신뢰할 만한 단서를 찾아내는 걸 강조한다. 당연히 주의깊게 듣고, 비언어적 표현에 주목하며 오해를 피하는 게 중요하겠지만, 저자가 알려주는 신뢰가 가지 않을법한 단서가 조금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뭔가 속 빈 강정 같다는 느낌을 받은게 기억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과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볼 때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믿지 않는다면 의심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그런 과정을 간단 시스템화를 통해 얼마든지 판단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 기준을 긍정적인 기준으로 바라볼지, 부정적인 기준으로 바라볼지에 따라 과정은 다르겠지만 결과는 같을 것이며, 이를 건강하고 이성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주는거라 생각한다. 이 충분한 정보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현실적으로 부족할 수 있지만 한번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런 판단을 해보지 않았다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구분 방법들이 살아가면서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닌 조금 더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인상깊은 부분은?

심리를 꿰뚫는 이론을 딱딱하게 나열하는게 아니라 저자가 겪은 실제 경험과 주변인들이 등장하는 소설같은 느낌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본부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 서로에게 불쾌하지 않게 하려 노력하며, 그래서 영화와 달리 쓸데없는 소문이 없다는 부분은 가벼운 농담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손님에 대한 부분도 의외로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는데 첩보소설 같은 긴박한 장면전환이나 사건이 있는 건 아니어도 ‘미국의 FBI’가 만나는 ‘러시아 사람’이라는 구도가 뭔가 벌어질 거라는 예상이 들기도 할 정도이다. 다만 너무 큰 기대를 할 것 같아 얘기하자면 두 사람이 서로 총구를 겨누거나 고문을 하며 비밀을 알아내는 영화같은 스토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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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백러시아인White Russians으로도 알려진 모스크바 지역 상류층의 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여기서 ‘백’은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국가들의 소수민족 러시아인들을 말한다. 소수민족 러시아인들은 ‘계급이 없는’소비에트 연방 시대에도 오랫동안 2등 시민에 머물렀다. 소련 연방에서 소수 민족 출신의 러시아인은 KGB나 KGB의 후신인 SVR(러시아 해외정보국) 요원이 된 적이 없다. 또한 이 시기에 여성 SVR 요원도 없었는데 믿기 힘들겠지만 여성들이 요원직을 수행 할만한 지적 능력을 충분히 가지지 못했다고 간주됐기 때문이었다.

P.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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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긴 설명과 함께 등장하는 러시아인과는 어떤 이야기가 일어나는 것일까? 잠시 떠오르는 영화 <잭 라이언 : 코드네임 쉐도우>(2014, 캐네스 브래너 감독) 정도의 스토리가 기대된다면, 아쉽겠지만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FBI로써 겪은 여러가지 다른 에프소드들도 나름 쉽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저자가 9.11을 겪은 것부터 테러리스트와의 대화를 보여주는 것도 실제라는 생각이 들지만 오히려 앞 부분에 직업적인 부분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게 더 와닿는다. 수사관으로써 사실에 기반한 분명한 결론에 도달해야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저자가 더 얘기하고 싶었던 건 직업을 막론하고 느끼는 두려움, 착각, 최악의 상황에 대한 상상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이런 무의미한 순간을 ‘감정적 납치’라고 부르며, 결국 그런 순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바보나 패배자가 된다는 생각이 더 깊은 이성적 판단을 요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사관도 이럴텐데 과연 일반인들이 그런 찰나의 순간에 잘 판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일텐데, 그런 순간의 판단이 더 큰 실수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는 안타까움도 든다. 


이 책을 쓴 저자보다 유명한 FBI 출신 작가들이 많다. 그 중에는 이미 읽어본 책을 쓴 작가도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직업적으로 만난 사람에게서 그들과 비교를 당하는 부분도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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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내버로와 크리스 보스 아시죠?” 그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두 사람과 함께 FBI에서 일한 적이 있고, 지금 그들은 컨설턴트와 작가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었다. “두 분이 저희 회사에 오신 적이 있어요.” 그러고는 더 이상 그들에 대한 말은 없었다. 서로가 아는 사람들을 언급함으로써 내가 편한 느낌이 들게 하려 했거나, 아니면 거꾸로 내게 맡기려는 일을 할 만한 다른 경쟁자를 언급해서 나를 불편하게 하려는가 싶었다.

P.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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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얘기한 조 내버로와 크리스 보스는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책의 작가인데, 그들이 쓴 책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어느 책이 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두 FBI 출신들이 경험을 살려 썼다는 것과 협상이나 심리에 대해 썼다는 게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작가들의 책을 읽어봤다면 비교하는 재미 아직 읽지 못했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비슷한 책들을 더 찾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신뢰성>과 <언어> 부분에 중첩되는 의미들이 있는만큼 조금 더 다양한 관점으로 사례를 추가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덧붙인다면?

1. 각 chapter가 끝날 때마다 앞서 설명한 내용들에서 포인트를 요약해주는데 아주 편리하고 이해하기 편하다.


2. 저자의 사례들이 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건 지극히 드라마틱하지 않아서인 것 같은데 읽는 사람에 따라 이런게 밋밋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 하다.


3. 행동분석에 대한 다양한 관점, 신뢰와 불신을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싶다면 추천, 책 한권으로 사람에 대한 심리를 알아채고 거짓말을 간파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Korea.com'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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