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니스 - 잠재력을 깨우는 단 하나의 열쇠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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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포인트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Stillness', 즉 고요, 적막이라는 단어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오히려 'Steel' 강철, 강함에 '-ness'를 더하여 더 강하고 단단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당연히 영어단어엔 Steelness라는 단어는 없다) 사실 이런 의미라고 생각한 이유는 얼마전 ‘팩트풀니스 Factfulness’라는 책을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처음 한 이유는 요즘처럼 외적인 유혹이 많고 흔들리기 쉬운 시기에 교양서라 함은 ‘강함’과 ‘곧음’을 강조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런 선입견을 날릴만큼 반대편에 있는 내용이었다. 책은 크게 정신, 영혼, 몸 이렇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안에서 각각 사례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특히 우리가 아는 유명인들)이 스틸니스(고요함)을 자기계발에 어떻게 활용하고, 그것을 실제에 맞게 끄집어 냈는지를 보여준다. 

책을 읽어보면 ‘고요’라는 것을 단순하게 ‘정적’, ‘침묵’으로 치환시킬 수만은 없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단순화해보자면 어디엔가 내 감정을 표출해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그것이 급한 일이든, 분노할 일이든 우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는 있는데, 그것을 무조건 ‘무언가를 억누르는 것’이라고 강조하지는 않는다. 책에서는 그런 감정의 동요를 <내 귀 사이에 있는 공간은 오로지 내 자신의 것이므로 그곳을 통해 들어오는 것만 통제할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 또한 통제해야 한다>는 것으로 묘사한다. 이처럼 감정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서 늘 주의를 기울이고 우선 그것의 가장 평온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 하겠다. 


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여러가지 감정들을 다스리는 건 비단 악감정과 분노만을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다. 과하게 좋은 기분, 자신감이나 행복감을 나타내는 것에도 마찬가지 이다. 무언가를 과하게 드러내는 건 그 당시의 기분에 기인하는 게 많으므로 한참 지난후에 일어나는 감정과는 많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책에서는 당연히 일종의 허풍과 거짓말을 따라가지 못해 허덕여야 할 수도 있고, 과한 자신감에 대해서는 그것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직접적인 건 아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작품을 완성하기도 전에 자신의 화를 못이겨 공방을 뛰쳐나간 횟수만 해도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였고, 이것이후원자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주지 않는다는게 이유였다는 점은우리가 아는 위인이 아무리 훌륭했더라도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주어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스틸니스 Stillness에 대해 이런 걸 도를 닦거나 어떤 수준의 심적 연마를 말하는 건 아닌데, 마음의 평정 그리고 고요함을 이르는 말로써, 불교에서는 아시아마 asiama, 히브리서에서는 히쉬타부트 hishtavut, 힌두교 성전에서는 사마트밤 samatvam, 그리스에서는 에우티미아 euthymia, 헤시키아 hesychia, 에피쿠로스학파에서는 아타락시아 ataraxia, 기독교에서는 아이콰니미타스 aequanimitas, 동양에서는 도 道, 철학과 신학에서는 로고스 logos를 활용했으며, 또 로마 황제 안토니우스 피우스 Antonius Pius가 죽기 전 양아들 아우렐리우스를 불러 했다는 “아이콰니미타스(고요하라)” 역시 이에 기반한 것이라고 하니 우리가 날고 있던 정신수양의 어느 부분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또, 라틴어 속담에 ‘Medicina calamitatis est aequanimitas.’(불행의 치료제는 평온한 마음이다)라고 전해지기도 하는바, 요컨데 모든 고요함 안에서 멀리에서만 찾는 것은 답이 아니며, 가까이 붙어서 귀 기울이고 바로 그 자리에서 돌아보며 무엇이 나를 이끌었는지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한데, 일상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들에서 잠시 떨어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는 꼭 휴가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많은 물리적인 것들을 제거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적극적인 휴식과 여유를 가져야 하기 위해 정반대의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과 아메리칸 어패럴의 회장 사례들기도 하는데, 빌 게이츠 회장의 경우는 여유로운 휴가를, 아메리칸 어패럴은 회장의 수면 부족과 만성피로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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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을 다한 사람들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완전히 지쳐버린 상황에서 그 어떤 내면 생활을 온전히 할 수 있으며 그 어떤 사고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결국 악순환이다. 휴식을 취해야 할 때 반사적으로 알겠다고 대답하기 보다 의식적으로 아니라고 대답해야 할 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오히려 더 많이 일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러다 보면 숨 쉴 틈조차 없어지고 인내심도 바닥나기 때문에 결국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밀어내게 되고 끝내 그 관계를 아예 잃게 된다.

P.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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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 그리고 피곤의 누적에 대한 것이 어떻게 신체적으로도 영향을 주는지 알려주기 위한 것인데, 충분히 공감이 가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메리칸 어패럴 사례는 산업의 특징, 그 시대의 상황에 따라 수면 부족에까지 이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일에 때가 있듯이 특히 회사의 경영자라는 자리에서는 무언가 결정하고 지시를 해야 하는 순간에 모든 신경을 쏟아야 하기 떄문일 것이며, 몸이 힘든걸 느끼는 순간에도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나의 결정이 나를 따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면 조금 더 서두르고 더 열정적인게 맞다고 하더라도. 다만 이 책에서 굳이 그런걸 꺼내놓은 건 그런 중요한 순간, 그보다 더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평소부터 준비하는게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걸 역설하기 위해서라고 이해했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의 여유는 오히려 더 큰 결정을 위한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을 잘 활용하고 그것이 큰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인상깊은 부분은?

공자, 예수, 석가모니, 존 스튜어트 밀, 마르쿠스 아우엘리우스까지 많은 사상가들의 이야기들이 중복적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분노보다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라는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을 예로 들었는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이클 조던이 이전에 받았던 냉대에 대한 표출, 그리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원망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그는 어쩌면 그 분노로 성장했겠지만 그것이 긍정적으로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며 어쩌면 그가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처리하는 걸로밖에 안보였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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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역효과를 낳는다. 여기서는 격정의 불꽃을 터뜨리고 저기서는 주변의 무능함에 폭발한다. 분노가 순간적으로 우너초적 동기를 발산하게 하기도 하고 떄로는 안도감을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이후로 얼마나 많은 좌절감을 야기하는지에 대해서는 헤아려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분노를 터뜨린 이후에 사과를 하거나 선한 일들을 훨씬 더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받은 상처는 그대로 남고 분노를 표출한 결과가 반드시 따라온다. 

P.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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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불교에서 말하는 분노는 우리 내면의 호랑이와 같다며 그 호랑이가 달려들어 상처를 내는 것과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똑같이 상처를 남긴다고 하며, 그런 조던의 피난처가 된 농구와 승리와 우월함을 좇아 그는 선수로써 몇 년간의 우승을 얻었지만 인간 관계에서는 벌어진 채 남겨둔 상처처럼 계속 그 간격이 줄어들지 않고 그 차이를 더 넓게 만들었다는 것이기도 앴다. 그런 걸 보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노력과 투지는 이런 상처뿐인 영광을 만들기만 하는게 목적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루틴(일상적인 것)을 습관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알려주는데 도움이 될 행동을 최대한 많이,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어우리 몸에 불이익을 끼치는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라고 역셜하고 있다. 얼마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루틴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루틴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일을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하겠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익숙함에서 나온다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 더 많은 일들, 그보다 더 많은 미래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잘 만들고 싶지만 개인의 이유로, 또 주변의 이유로 그에 대해 실망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그런 것들의 한 지점에 자신의 마음가짐, 즉 그것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게 쉽게 이해되기도 하고 많은 생각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우주비행사 에드가 미첼 Edgar Mitchell>의 이야기였다. 그가 우주에서 지구를 봤을 때 느꼈다는 것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온갖 사소한 말다툼이 갑자기 옹졸해졌으며, 그릇된 절박함이 사라지고 만물을 향한 인정과 유대감만 남았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인생은 힘들고, 우리가 바라는 운이 변덕스러우므로 하나하나에 약해질 이유도 없고, 무력해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하루하루 모든 것을 불태우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것 같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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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두고 일하는 인간 Human doing이 아니라 존재하는 인간 Human being이라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중용을 지켜라. 현재에 집중하라. 자신의 한계를 알라.

이게 열쇠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몸은 선물이다. 

몸이 쓰러져 죽도록 일하지 말라. 불태우지 마라.

당신이 받은 선물을 보호하라.

P.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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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책 무게는 가볍지만 무거운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v. 덧붙인다면?

1. 책의 내용 중 무언가 막히도 도망치고 싶다면 어딘가로 가방을 사서 도망칠게 아니라 단지 하던 일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 있는데, 결국 어딜 가더라도 있던 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음이며, 현실도피보다는 잠시 멈춤이 더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 같았다.


2. 분주한 사회생활에 잠시 생각이 필요하거나, 감정에 휘둘리는 주변에 한번쯤 진중함을 알려주고 싶다면 추천, 고요함보다는 역동적이고 충동적인 것이 체질이고 좌충우돌 성격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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