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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제국 - 거대 기술기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훔쳤는가
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주요 포인트는?
실리콘밸리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디지털 기술과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 실리콘밸리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의 기술 권력을 대표하는 기업을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잠시 주춤했던 마이크로소프트를 더해서 GAFAM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이 대표 기업들 중 3곳이 실리콘밸리에 위치한다.(우연찮게 나머지 두 곳은 워싱턴 주 시애틀에 위치한다) 이 책은 배경과 이야기 주체가 이 실리콘밸리로써 책의 시작 역시 여행 가이드 북 속 시선처럼 샌프란시스코의 거리와 빌딩을 따라가며 시작하는데 당장 보이는 건물 하나하나가 실리콘밸리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에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생길 때부터 지금까지 이 모습을 갖추는 동안 산업 이상을 보여주고, 문화, 정신, 기풍, 언어, 미학 등으로 하나의 컨셉트라고 생각하는게 좋다는 것인데, 이를 신비감의 하나라고 저자가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선 브랜드화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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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를 볼 때 저지르는 가장 큰 과오 중 하나는 그것을 하나의 균질한 인프라, 즉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빅 테크의 거대한 단일체로 가정하는 것이라고 보이드는 말했다. 사실 실리콘 밸리는 부족 같은 성격이 강하며, 진화를 거치면서 여러 층위가 겹친 현재의 상태가 되었다.
P.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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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실리콘밸리는 단지 지리적인 것으로 설명하기에는 이제 단어적 의미나 모습이 이미 그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을 앞 부분에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에서 장점은 무조건 실리콘밸리의 위상을 위대하고 좋은 것 만으로 칭찬만 하는 건 아니다. 이미 그들은 충분히 존경받고 부러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들이 갖고 누리게 된 특권의 이면,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라고까지 생각할 수 있는 뿌리깊은 문제, 도덕성에 대한 정책의 문제들까지 언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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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본래의 논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의도적이고 전략적으로 우리 삶의 넓은 상징체계 안에 자신들을 편입시켰다. 그런 이유를 우리는 그들에게서 단순히 사업가 이상의 뭔가를 기대한다. 그들은 이로부터 이익을 얻기도 하지만, 이런 입장 때문에 다른 상업 활동들에게서는 겪지 않을 새로운 압박을 겪고 있다. 가짜 뉴스와 트롤링, 필터 버블의 문제가 대중의 담론 속으로 퍼졌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그것들의 제어에 착수할 수 있는 이념적, 도덕적 페르소나를 키워왔다. 우리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이 일을 떠맡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원하지 않는가? 물론 그들은 떠맡지 않을 것이다.
P. 139 ~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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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들 같은 첨단 기업들에서 펼치고 있는 많은 사업, 그 중에서도 아직 정확한 모습이 갖춰지지도 않은 '미래여행'같은 테마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무한한 가치로 인식되고, 나아가 그들의 투표성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그 어느 내용보다 진지하기도 하다.
또한 점점 성장해 갈수록 실리콘밸리는 정책, 전술, 막강한 힘에 대한 비판을 받으면 더 큰 목소리로 반복해 응대하고 자유, 인터넷 이용, 인권 같은 가치에 적대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반대여론에 대한 대응한다는데 책임감 이상으로 권력을 누리기도 하지만, 그에 반해 아마존이 보건 분야에 대한 시스템 구축과 그에 쏟는 노력 같은 사회적인 역할 같은 것에 대한 것, 거기에 테라포밍, 우주여행, 무인자동차 등의 트렌드와 기술보다 그것들이 보여주는 정책, 사람들의 대중성에 대해서는 상반된 논지를 적절하게 유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그렇지만 저자는 현재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무도한 행위들은 공개적인 망신이나 신문 기사로 끝날 수 있지만 최소한 지금 이상 좋은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 소비자 브랜드이므로 어느 정도 유지하지만 만약 대다수의 소비자를 독식하는 떄가 온다면 언론 또는 그와 유관된 통제 긴ㅇ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건 많은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상깊은 부분은?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서 배운 클러스터 Cluster, 복합단지 Complex 등 교육과 실습, 창업, 인적 네트웍, 지원까지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진 것에 대한 모델 들이 결론적으로는 실리콘밸리와 비슷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아마도 거기 있는 학교-스탠퍼드 대학교-의 교수들이 대부분 그런 주요 서적의 저자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브랜드의 모습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들었다.
이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기업들과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단순함이 아닌 교육과 지식 공유가 계속적으로 진행시켜 실행 방식의 변화와 노력, 투자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런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유다시티, 미네르바 스쿨, 언칼리지 같은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이 아주 깊진 않지만 이에 대한 투자와 거기에 속한 사람들의 노력은 단순한 학과 개설, 산학 협동이라는 타이틀에서 더 발전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갖게 하는 것 같다.
책의 앞 부분은 저자의 의지와 시도가 명확한 비평 속에서 눈에 잘 보이는데, 뒷 부분은 조금은 그런 느낌이 줄어든다. 오히려 그들이 갖는 프로의식과 그에 따른 고객들과의 관계, 행사 같은 것에 많은 할애를 함으로써 실제에 다가서긴 하지만 희망을 전달하려는 건지 좀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저자가 쓰려고 했던 바를 모두 포기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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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리콘밸리의 대형 주자들의 규모는 달라질 것 같지 않다. 현재로서는 그들 엯 신규 시장에 달려들고 있고 새롭게 연결될 영역들이 많다. 스타 기업으로 남지 못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형태가 될 운명을 맞을 것이다. 즉 살아남으려면 워드나 엑셀처럼 보편적이고 강력한 기술을 구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날마다 페이스북을 사용하겠지만, 그들에 대한 잡지 표지나 유명인의 수사는 달라질 것이다. 일단 거대 기업 집단이 되고 나면, 그 다음 단계로서 더 멋진 신생 조직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될 것이다.
P.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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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어찌보면 그들에게 우리가 미래의 어떤 부분을 요구하는 만큼 그들도 우리에게 책임과 영속하는 기업이 될만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이 같은 실리콘밸리의 눈부신 발전 역시 시작과 발전 사이에는 정부의 역할이 있었음에도 그들의 힘이 충분히 미치지 못하거나 그 역할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게 현실 인만큼 무조건적인 통제는 아니더라도 충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만큼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함께 공감해야 할 지점이 아닐까 한다.
덧붙인다면?
1. 페이스북이나 구글에 대해선 기업의 이면을 다룬 책들이 많은데 애플 같은 회사는 CEO에 대해서만 알려진 듯 해서 그런지 애플의 내부 이야기가 많았었으면 더 관심을 끌었을 것 같다.
2. 실리콘밸리에 대한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 그들의 브랜드화나 보다 큰 사회적 역할의 확대 같은 것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 실리콘밸리가 무언지 태어나 처음 들었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예문 아카이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