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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선언 - 완벽한 스펙, 끝없는 노력 그리고 불안한 삶
맬컴 해리스 지음, 노정태 옮김 / 생각정원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내용은?
저자는 미국의 편집인, 작가로써 '밀레니얼 세대'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규정하고자 하였다. 학창시절의 교과 변화와 대학 시절 처음 겪게 되는 채무문제, 초기 직장생활에서 처하게 되는 불안전성 문제와 젊은이들보다 은퇴자들에게 집중되는 정부의 정책 문제, 인터넷과 미디어 발달에 따른 성향 변화 등 그들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으로 현 시대의 젊은 피라 할 수 있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현재를 돌아보고 전망할 수 있을 가능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주요 포인트는?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태어날 때부터 얻게 된' 인적 자본을 대표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이전 세대가 갖지 못한 안정감과 높은 학구열로 교육도 잘 받았음에도 불안함을 느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개인적인 관점이 아닌 사회적인 분위기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소수에 불과한 미국의 엘리트들이 높은 횃대에 앉아 이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위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 없을지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 말이다.
(중략)
밀레니얼들은 개인으로서 권리를 요구하고 다투기보다는 겁을 먹고 움츠려들도록 길들여진 상태다.제 아무리 오래되고 영광된 역사를 갖고 있다 한들,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하지 않는 집단적인 저항 전략은 제대로 싹을 틔우기 어렵다.
p. 26
저자는 우선 어린 시절의 교육과정의 급격한 변화에서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사회성을 예로 들기도 하는데, 이를 미국적인 사례로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 혹자는 우리는 미국과는 원래 다른 교육과정이었고 사회성보다는 공부에 치중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 반에 60~70명이 가득차 반 아이들 이름을 다 외우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던 80년대를 지나 지금은 한 반에 10~30명이 공부하는데도 그 아이들의 사회성이 더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부분은 우리 나라의 그것과 너무나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는바와 같이 미국 역시 대학 등록금이 비싸기로 유명한데 이미 대학생 때부터 '빚'의 무게에 짖눌릴 수 밖에 없는지를 얘기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러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관리자들은 장래 등록금이 치솟을 것을 전제로 하여 채권 평가기고나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냈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후 UC버클리에 새로운 경기장을 짓거나, UC데이비스에 새로운 커피하우스를 건설하거나, UCLA 구내에 새로운 경찰 시설을 만들거나, 그 외 더 많은 일들을 벌여왔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이사회는 건설비를 충당하기 위해 수업료를 인상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건설 프로젝트 리스트에 돈을 대야 할 마땅한 이유가 없다.
P.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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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이렇듯 매년 학생들이 장래의 노동력을 담보 삼아 빌린 1천억 달러 이상의 돈을 받아서, 마치 돈을 쓰고 더 쓰는 것이 자신들의 본연의 임무라도 되는 양 돈을 써버리는 것이다.
P. 115
다만 미국과의 차이라면 미국보다는 대학 입학 시 부모님의 원조가 상대적으로 좀 더 있는 것이 차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미국의 대출 이자는 상당히 높으므로 조금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학생이 받는 등록금의 무게감은 미국과 한국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복지에 대해서도 담담하지만 단호하게 저자의 생각이 드러나는데,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노년층에 집중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역시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맞닿아 있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20세기의 마지막 30년간 정보는 노인 빈곤층의 감소를 위해 노력했고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1960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 중 35퍼센트 이상이 빈곤선 아래의 삶을 살고 있었다. 이제 그 비율은 10퍼센트 이하로 내여론 상태다. 해당 기간동안 1인당 사회보장 지출액은 거의 두배로 늘어았는데, 전미경제연구소는 노인 빈곤율의 급격한 감소가 이와 같은 지출 증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략)
사회보장국에서 내놓은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탁자들 스스로가 2020년 무렵에는 정부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갈 돈이 더 많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2033년에는 연기금이 완전이 곡ㄹ될 것이며, 새로 만들어진 법에 따라 예산을 충원해도 예정된 금액의77퍼센트밖에 충당하지 못한다.
P. 188 ~189
현재의 복지 문제를 뜯어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상황에서 지금의 밀레니얼 세대들에겐 상대적으로 복지가 돌아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의료복지, 노년층에 대한 보조금 등 이런 이유로 현재의 젊은 세대는 그 부담을 질 수 밖에 없고 그 부담이 점점 더 어려지는 가난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은 단지 미국만의 사례라고 보기엔 우리가 곱씹어 봐야 할 것이 크다고 하겠다.
이것 뿐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무급인턴', '열정페이'에 대해서도 언급했고, 훈련을 잘 받은 사람들로써 스스로의 이익, 상사의 이익, 회사의 이익을 구분조차 못하게 되는 상황에 까지 이르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성장과정에서는 나름 풍족했지만 지금 상황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재무적으로 풍족하지 못해 그들이 갖게 되는 특성과 저돌적일 수 밖에 없는 것들에 대해 진중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느껴졌다.
인상깊은 부분은?
앞서 이야기한 부분만 본다면 너무 무겁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뒷부분은 요즘 트렌드로써 이해할 수 있도록 쓴 부분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같은 것을 예로 들며 얼만큼 이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적응하기 쉽도록 길들여졌으며, 그에 맞춰 자라왔는지를 설명하는데, 여기서 잠깐, 'tween'((나이가 10~12세 사이의) 10대 초반의 아동)이라는 단어를 청소년기 이전이라는 의미로 '삼춘기'로 번역한 건 어쨌든 역자의 센스라고 생각한다.
다만, 밀레니얼 세대들을 정의하는 분류 기준의 하나인 인터넷과 SNS에 대해서는 좀 평범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느낌인데, 이에 대해서는 너무 방대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규정하기가 쉽자 않아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젊은이들의 상호 작용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알고리즘에 의해 필터링되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디지털에서 태어난" 어린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 외의 다른 의사소통 방식을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언제나 온라인에 접속한 상태였고, 그 온라인 세상은 언제나 기업에 의해 적극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P. 331
다만 위에서와 같이 그들뿐 아니라 기업의 마케팅과 연관된 이야기이다 보니 주관적인 것을 배제하고자 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들의 대화와 움직임 하나하나가 미국 내 통용되는 이윤추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는 결국 투자자의 투자, 그들의 사회활동이 함께 맞아 돌아간다고 보는 것이 그것이다.
재미있는 건 이들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 중 밀레니얼 세대가 상대적으로 마약 중독 비율이 낮다는 것이었는데, 마약 이외의 자극도 많다는 것과 마약의 유혹 앞에서 당당하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세대의 특징이라고 본 것인데, 이런 긍정적인 방향으로 볼 수 있다는 건 좀 낯설긴 하다.
그 외에도 미국만의 사례인 부분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들이 여럿 있었다. 이 책이 밀레니얼 세대가 갖고 있는 걸 파헤쳐서 갈등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갖게 된 생각과 성향에 대해 구조적이고, 환경적이고,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 짚어보고 이해하려고 한 부분은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전반적인 시도는 좋았으나 몇 가지 현상으로 어느 세대를 규정하기는 당연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들이 우리 세대들에 대해 다 이해할 수 없듯이 나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어느 면에서는 나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었을 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던 것 같다.
덧붙인다면?
1. 밀레니얼 세대를 다 알 수는 없다. 얼마전에 '꼰대가 진짜 꼰대로 보일 때는 꼰대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애쓸 때'라고 어떤 기사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 아닌데 다 아는 것처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세대의 사람들로, 다른 점은 다르게 두어야 할 것 같다.
2. 주변에 밀레니얼 세대가 존재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이 100% 이해할 수 없다면, 그들을 더 이해하기 어려워지기 전에 추천, 이미 밀레니얼 세대도 나이를 먹으며 구세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비추.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생각정원 Thinking Garden'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