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내용은?

일란성 쌍둥이인 두 소녀가 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모디'와 세상 터프하고 활달한 '모나'는 어렸을 적부터 자매애가 남달랐는데 둘이 다른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면서 점점 서로의 낯선 생활이 힘들 때쯤, '지웨이칭'이라는 남학생이 '모나'와 똑같이 생긴 '모디'에게 관심을 보이며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모나'의 이전 학교생활에 더욱 깊이 관심을 갖게 된다.



주요 포인트는?

소설 속 이야기가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여느 로맨스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창시절, 낯선 환경, 새로운 친구들, 갑작스러운 이성과의 만남, 그리고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우정까지. 전체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웨이칭이라는 남자애는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나도 상관없으니까.

내가 자리로 돌어와 앉자 언니가 곧바로 생글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된거야?"

내가 웨이칭을 쳐다봤다. 그가 우리 대화를 엿듣지 않는 겅 확인하고 나서 언니와 아저씨에게 말했다.

"사실 저 쌍둥이예요. 동생 이름이 모디고, 저는 모나예요."

P.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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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대 더 때렸어야 했는데."

"딩옌링. 이건 가정폭력이야! 너희 부모님은 알고 계셔?"

마음이 아팠다.

딩옌링이 차갑게 웃었다.

"우리 부모님이 가정폭력을 양산한 주동자야. 부모님은 손 댈 필요도 없이 말만 가지고 오빠를 저런 괴물로 만들었어. 은행계의 금지옥엽이라고? 하, 이세 무슨 금지옥엽이야!"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딩옌링을 꼭 안아 주었다. 이것 말고는 딩옌링을 그런 추악한 곳에서 멀리 떨어뜨릴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P. 299


다만 주인공 외의 인물들이 오랜 시간 등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 어떤 사람이 주인공과 끝까지 함께 할지, 누가 결말까지 나올 사람인지 인물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된다.


성격이 다른 쌍둥이의 감정선, 서로 다른 생활 환경에서 오는 낯설음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너무 두 사람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예전에 알고 있는 어떤 사람(동창)에 대해서 설명할 때 대부분 '모디'의 기억, '모나'의 기억을 대비시키고, 그 기억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둘 다 알지 못하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물론 등장 인물을 묘사하기에 더없이 좋은 방법일 수는 있지만 과거에 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주 그런걸 보이다 보니 오히려 너무 모디와 모나를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다른 사람으로 인지하게 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상깊은 부분은?

이 소설은 뒤에 반전이 있는데,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들은 책의 소개 글만 보고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추리소설처럼 범인을 찾거나 하는 건 아니니 너무 처음부터 눈에 불을 켜고 읽기 시작할 필요는 없다. 그 반전에만 너무 신경 쓰면 앞에 있는 내용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냥 쌍둥이 자매의 성장소설 정도로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아직 10대라고 해서 성장소설이라고만 생각하긴 어려울 수 있으니 로맨스 성장소설 정도면 어떨까?


"남자친구니?" 계단을 올라가며 엄마가 나직이 물었다. "나나의 남자친구야, 샤오디의 남자친구야?"

"엄마, 왜 갑자기 내가 누군지도 몰라?" 내가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모디가 어떻게 이 시간에 몰래 밖에 나오겠어? 게다가 모디는 방에서 자고 있잖아. 모디 방에 안가봤어?"

"어....엄마가 순간 마음이 너무 급해서."

엄마가 내 손을 잡았다.

(중략)

"그럼 오늘밤은 우리 둘만의 시간으로 할까?" 엄마가 소리를 낮춰 말했다. "엄마가 야식으로 나나가 좋아하는 음식 만들어줄게.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니까 샤오디한테는 말하지 말자 알았지?"

내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P. 224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시점에 대해서는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3, 실뱅 쇼메 감독)'이 생각나긴 했는데, 꼭 어떤 기억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래서는 아니다. 보는 사람마다 어느 부분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니 결국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어떤 영화에서 다뤄진 것과 비슷한지를 찾아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다. 


화자도 이야기 전개도 모디와 모나이다 보니 시점 자체도 두 사람 중심이고, 그러면서 너무 두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건 아쉬웠다. 그래서 각 장 시작에 있는 '모디'와 '모나'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읽다가 헷갈리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건 잘 이해해야 할 듯 하다.

지웨이창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꼬치구이집을 나오기 전에 언니가 나를 모나라고 불렀어."

고개를 들어 지웨이창과 눈을 맞췄다. "내 이름은 모나야."

"모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웨이창이 웃었다. "늦었다 얼른 들어...."

"나는 모디가 아니라 모나야. 모디는 내 동생이야." 내가 내 얼굴을 매만졌다. "나와 모디는 쌍둥이야."

지웨이창이 멈칫했다.

"이건 또 무슨 장난이야? 농담하는거지?"

"(중략)나일 때도 있었고, 모디일 때도 있었어. 우린 가끔 서로인 척 했거든.

P. 357


그래도 역시 로맨스. '란관웨이'와 '지웨이칭'에 관한 에피소드들은 결국 '모디'와 '모나' 둘 다 사춘기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역시 이 소설이 보여주고 싶은 젊음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읽으면서 조심스러웠던 건 누가 어떤 말은 꺼낼지, 이 다음에 어떤 긴박한 상황이 올지를 계속 생각해서 읽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10대의 마음에 대해서는 좀 더 닭살스러웠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인다면?

1. 이름을 '모디'와 '모나'로 하지 말고 아주 이질적인 이름으로 다르게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한자발음으로는 다를지 모르겠는데 읽다 보니 나도 몇 번 혼동했던 것 같다. 후반부를 위해서는 친구들만큼 독자도 헷갈려야 해서 그런건지 알 수는 없지만. 


2. 본 소설에 등장하는 '화유웨이'는 작가가 쓴 '마음의 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에 등장하는 인물로 이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는 세 권 중 두 번째로 출간한 작품이다. 연작이라 하기엔 어렵고, 작가 작품세계 안에서의 확장 정도로 생각해도 될 듯 하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전부 출간된 건 아닌 것 같다.


3. 무겁지 않은 스토리의 10대 로맨스 또는 너무 복잡하지 않은 청춘 드라마 같은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 몸과 마음이 성장해서 더 이상 성장드라마 같은 건 안중에 없고, 반전에만 모든 걸 걸고 싶다면 비추천. 


* 이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내용 일부를 편집한 것입니다.

* 이 서평은 출판사 '한스미디어'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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