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이야기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1
김선아 지음, 국수용 사진, 나오미양 그림 / 시공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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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시절, 촌동네인 우리 마을에 서커스 공연단이 찾아왔었다.

그러면서 한쪽 구석에 천막이 세워지더니, 그 다음부터는 서커스 단원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커스 쑈를 구경하러 오라고 홍보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어린 나는 서커스가 뭔지 잘 몰랐지만, 서커스 단원들의 분장을 보고는 홀딱 반해 엄마에게 서커스 구경가자고 졸랐다.

특히 삐에로 분장이 멋져 보였었다. 서커스 구경할 기회가 그리 흔치 않다고 생각하셨는지, 엄마도 흔쾌히 허락하셨다.

그렇게 할머니, 아빠, 엄마, 동생... 우리 가족 모두는 서커스를 보게 되었다....

난 태어나 처음 보는 서커스였다. 얼마나 놀랍고 신기하던지 서커스 하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온갖 재주를 부리는 동물들도 신기했고,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의 묘기도 놀라웠다.

몸이 어떻게 그렇게 자유 자재로 구부리고 접힐수 있는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무엇보다 나의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공중그네  묘기이다. 공중에서 그네를 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꼭 떨어질것만 같아서 말이다.

그렇게 서커스 공연 내내 마음을 졸였고, 놀라운 묘기에 박수를 열심히 쳐 대느라 손바닥이 얼얼했지만, 그래도 즐거웠었다.

그 후로 tv에서 서커스를 할때마다 꼭 챙겨보게 되었는데, 요즘은 통~ 서커스를 접해 본 적이 없다.

예전에는 간간히 tv를 통해 서커스 공연도 볼수 있었는데....

더 새롭고 더 많은 볼거리와 놀이들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점차 밀려나게 되었고, 결국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서커스를, 다행히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서커스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옛날 그때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릴수 있었고, 아이들에게도 어린 시절 나의 이야기를 들려줄수 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서커스단은 1925년 박동춘에 의해 시작된, 동춘서커스이다.

이 책은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동춘서커스 곡예사들의 삶을 담았다.

실제의 삶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러한 사진으로 이 책을 구성하였기에, 생생함이 더한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흑백의 사진들은 살짝 멋스러움이 묻어나기도 하면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서커스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한다.

특히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 이 책의 사진만 보아도, 서커스의 짜릿함, 아찔함, 조마조마함등을 그대로 느낄수 있을듯 하다. 


이 책은 서커스에서 함께 생활한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마치 친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입말체의 글은 친근감을 더해주며,

서커스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친절히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천막집을 만드는 것부터 서커스 묘기를 연습하고, 공연을 위해 분장하며, 실제 공연을 하는 것등...

아이가 직접 보고, 경험하고, 느낀 점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실제 서커스 곡예사들의

삶을 생생히 느껴볼수 있다. 그러면서 서커스 구경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런 표정을 함께 살펴볼수 있어

재미있다. 아마도 내가 저 곳에 있었더라면, 나도 저런 표정이였겠지??^^ 

 

세월이 흘러 이 책의 주인공 어린 김상현군은 현재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여전히 무대를 지키고 있는 곡예사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서커스는 멀어지고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한 점이 안타까워 국수용님이 동춘 서커스 곡예사들의 삶을 사진으로 담았고,

이 책으로 만날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서커스에 대한 애정과 관심,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리라..... 이 기회를 비롯하여, 더 많은 이들이 서커스에 관심을 가질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내 아이와 내가 서커스를 함께 보며, 웃고, 박수치고,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기회가 되면 꼭 아이들을 데리고 서커스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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