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 - 서양명작의 숲에서 文香에 취하다
윤일권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은 순전히 욕심을 부리고 읽었기 때문에 읽기에 실패한 작품이다. 학창시절 책읽기를 등한시 했던 나는 밀린 숙제를 해치워야 하는 부담감 처럼 그시절 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만한 문학작품을 읽지 못한데서 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 욕심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선택했다. 10편에 문학작품을 한번에 만나 볼 수 있는 기회. 
 
<문학교수의 베스트셀러 산책>은 책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10편의 서양문학에 대한 감상문이다. 10편의 작품을 선정하는데 있어 문학성과 대중성을 함께 고려했다는 작가의 글처럼 작품은 흔히 우리가 알만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문학의 깊이를 놓지 않았다.

파리의 노트르담, 모모, 아마데우스, 그리스인 조르바, 서부전선 이상 없다, 이갈리아의 딸들, 25시, 향수, 주홍글씨, 데미안

위에서 언급했듯이 학창시절 책읽기를 등한시한 나는 위에 열거한 책을 단 한권도 읽지 않았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한꺼번에 얻을거라 생각한건 후에 생각해보니 과대망상 수준이다.

책은 한 이야기 당 30~40페이지의 적지도 많지도 않은 양을 할애 해 이야기 한다. 스토리 요약, 책본문 인용, 등장인물 분석, 문학적 작품 분석까지 정말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감상을 보여준다. 또한 독일 루마니아, 영국, 프랑스, 그리스, 노르웨이, 미국 등의 다양한 서양작품을 선정한 만큼 각 작품에 시대상과 그 나라 고유의 특색적인 모습들도 만나볼 수 있어 좋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우리가 흔히 <노틀담의 곱추>라고 알고 있는 책이다. 이는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 후에 뮤지컬 형식으로 무대에 올려지며 <노틀담의 곱추>라는 제목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모의 시간여행도, 25시의 기계화된 절망의 시간도, 주홍글씨의 원죄도, 아마데우스의 천재성도 모든 것이  좋았음에도 무언가 속이 텅빈것 같은 느낌은 순전히 위에서도 언급했듯 학창시절 책읽기를 등한시 했기 때문이다.

가끔 결혼식이 있어 맛있는 부페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울 생각에 아침식사도 거르고 결혼식을 갈때가 있다. 그런데 그 부페라는게 이 음식 저 음식 신이나서 먹다보면 얼마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금방 불러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곤 집으로 돌아와 금새 꺼져버린 배를 쳐다보며 남겨진 부페음식을 떠올리곤 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결혼식에 가면 금새 꺼져버리는 부페음식보다 갈비탕 한그릇이 든든하고 좋더라.

이 책은 나에게 다양한 부페음식과도 같았다. 한꺼번에 10편의 작품을 머리속에 쏙쏙 집어 넣을거라 생각했는데 다 읽고 다니 배가 금방 꺼져 버리더란 말이다. 이 책은 감상문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하지만 나에게는 든든한 갈비탕이 필요한듯 하다.  10편의 작품과의 개인면담을 끝낸 후 다시 만나야 할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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