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소여 비행 클럽 - 판타스틱 청춘 질주 사기극
하라다 무네노리 지음, 임희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방과후 오락실에 앉아 테트리스에 열중하고 있는 19살의 대입 수험생 노무라 노부오, 그의 평범한 외모와는 달리 오락을 즐기는 그의 손놀림은 평범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의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을 목격한다면, 아마 누구라도 저사람 손에 신 들린거 아니야? 라며 혀를 찼을 것이다. 그의 손은 사실 초능력이에 가까운 놀라운 감각을 가지고 있다. 다른이들이 눈치챌 수 없을 만큼  빠른 손놀림, 손끝만 스쳐도 알수 있는 지페의 금액, 그는 그가 가진 놀라운 손 감각을 소매치기를 하는데 사용한다. 

'톰소여의 비행클럽' 이라는 소설이 나의 집중력을 흔들어 놓았던 부분은 바로 이부분 이었던거 같다. 모름지기 소설의 주인공이란, 어떠한 악행을 저지르건 독자의 응원을 받게 되어있다. 그것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속에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된다. 라는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 대한 지론이다. 독자는 주인공이 소설속 인물이라는 것을 잊고 읽는 이인 나와 어느덧 동일시 시켜, 주인공에 어떠한 악행도 옹호할 준비가 되어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 노무라의 능력은 마치 소설속 주인공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지만 작가가 생각간 뒷이야기들과 이어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에서 만들어 놓은 작위적인 스토리의 냄새가 풍긴다. 

판타스틱 청춘 질주 사기극 '톰소여 비행클럽' 제목 한번 시원하다. 통쾌한 성장 소설일 것이라 나는 짐작했고, 개성있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일러스트가 나의 마음을 흔들었었다. 나는 재일교포 출신의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한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나  'SPEED' 와 같을 것이라고 마음대로 추측했다. 청소년의 방황과 성장을 그렸던 'GO'와 'SPEED' 에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사실 비슷한 종류에 일본소설일 것이라 생각했기에 실망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다시 생각해 보면 비슷한듯은 하다 하지만 그러나 깊이는 결코 같지 않았다. 

섬세한 감각을 가진 손가락으로 소매치기의 능력을 발휘하는 주인공 노무라 노부오, 수학만 너무 잘해 수학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불우한 가정 환경의 괴짜 천재 수학(가부라기 지로), 노무라,수학과 달리 명문 사립 여고에 다니는 4차원 엉뚱 소녀 기쿠치 , 호텔을 운영하는 왕년의 소매치기 할머니 치사토. 그외 아주 잠깐 등장하는 몇명. 

주인공 노무라의 소매치기 능력을 눈치챈 수학은, 노무라에게 대입수능 시험지를 훔치는데 너의 손이 필요하다. 라며 도와주지 않을 시엔 소매치기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겠다 라며 협박아닌 협박을 한다. 협박과 호기심에 이끌려 동참하게된 노무라는 대입수능 시험지 경로의 정보 제공자이자 수학의 친구인 여학생 기쿠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또한 우연히 노무라의 소매치기를 목격한 치사토 할머니는 노무라에게서 본인의 과거의 모습을 보며 그를 돕게 된다. 

단조로운 등장인물의 수 만큼이나 등장인물들은 깊이가 없다. 주인공 노무라가 왜 불량 청소년이 됐었어야 하는지, 왜 그토록 어머니를 무시하는지, 수학과 기쿠치는 왜 저러한 성향을 가지게 됐는지, 치사토 할머니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2% 부족하다는 말을 인용하기엔 70%는 부족해 보인다.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행동뒤엔 저러한 과거가 있었구나 라며 이해하기엔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깊이 없이 둥둥 떠다닐 뿐이다. 

개방적인 일본이기에 오는 문화차이 때문인가? 아니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세대차이 때문인가? '톰소여 비행클럽'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서른살의 내가 이해하기엔 불편하고 어이없을 정도로 대범하다. 주인공 노무라는 아무런 꺼리낌없이 소매치기를 한다. 수학은  무모할 정도로 건방지고 도전적이다. 이 음모의 같은팀이라며 수학을 통해 소개받은 노무라와 기쿠치는 만난 첫날 서로에게 몸을 허락한다. 그후 노무라와 기쿠치는 연인이 되고, 마약을 해오던 기쿠치에 의해 노무라 또한 마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만나게 된 치사토 할머니는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인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 음모에 동참한다.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을 오마주 했다던 이 작품은 어째서 톰소여의 순수함을 찾아볼 수 없는걸까? 청소년시절 혹은 유년시절 누구나 해봤을만한 호기심에 의한 일탈은 언제나 내면의 성숙함과 순수성을 이끌어 내는데 이 소설의 일탈은 타락이었으며, 일상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남은것은 성숙함과 순수함이 아닌 패배자의 모습이었다. 

그리곤 또 생각했다. 나는 어느덧 청소년의 일탈에 혀를 쯧쯧차는 기성세대의 자리에 올라온 것일까? 라고 ..... 아니!! 내가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것이 사실일 지라도, 이책은 청소년의 비행은 있었으나, 성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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