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Nobless Club 13
탁목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그렇게 창조주께서 가이아의 일부를 떼어 여러 달을 만들고 가이아에서 살아가고 존재할 것들을 하나씩 놓아 보시며 좋아하시더라.시간이 흘러 창조주께서 가이아에서 떼어 낸 땅으로 일곱 개의 달을 만드시고 그 위에 많은 것들을 만들어 풀어 놓으신 연후에, 풀어 놓았던 것들 중에 사랑스럽고 어여운 것들을 골라내어 가이아에 놓으셨다. -P 7 창조신화 중에서(프롤로그)-

환타지 소설가 탁목조, 창조주 탁목조의 머리와 손으로 빚은 이 땅에는 일곱개의 달이 있다. 여섯 개의 작은 달과 한개의 거대한 달 가이아 그곳의 내부는 온통 검은 색 이지만 다른 땅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아름답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여섯 개의 달에서 증표를 획득한 자에게 가이아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설도 있다. 

성경에서 말하기를 창조주께서 남성인 아담의 갈비뼈를 하나 떼어 여성인 이브를 창조하셨다고 한다. 거대한 달인 가이아의 일부를 떼어 나머지 여섯 달을 만든 것은 어쩌면 이곳의 세계관은 성경에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주신 특권을 달 그 자체에 부여 했다는 생각이 든다.즉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곳의 주인은 그곳에 살고 있는 어떠한 종족이 아니며, 그들의 삶의 터전인 대지이자 달 그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은 지루하다. 해리포터는 시시하다. 방대한 스케일, 치밀한 구성력, 전혀 새로운 세계관, 심오한 주제의식,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에 담긴 풍부한 은유와 상징, 세상을 명철하게 직시하는 깊은 통찰력, 지적 유희의 내밀한 즐거움. 이는 책 겉표지에 따라온 띠지에 적혀 있는 이 책에 대한 수식어들 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법, 과연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비웃은 그들의 도발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까? 

이 이야기는 일곱번째 달이자 잊혀진 달에 무르무르 종족에 대한 이야기 이다. 무르무르 종족 고돈은 숲에 쓰러져 있던 암컷을 주워와 아이를 만든다. 그들에게 암컷은 반려자나 배우자가 아닌 후사를 보아 세력을 넓힐 수 있는 가족을 만드는 기계에 불과하다. 그곳에 암컷들은 아이를 낳음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아이를 낳고도 죽지 않는 종족은 할파스종족의 암컷 뿐이다.

암컷은 많게는 열명의 아이를 낳는다. 고돈은 열명의 아이를 가진다면 그의 힘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 기대를 하지만 주워 올 때부터 연약했던 암컷은 고작 한명의 아이를 낳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고돈은 그의 아들에게 스포러 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환타지를 좋아하는 나는 책을 읽어내려가며 새로운 세계관과 새로운 종족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느꼈으며, 그 호기심은 나의 책읽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어느덧 호기심이 많고 모험심 강한 사내아이로 성장한 스포러는 그의 실수로 그의 종족인 무르무르에게 쫓기게 되었음을 고돈에게 고백하고, 그 길로 짐을 싸 추격자들의 손이 닿지 않을 사냥터로 도망치듯 떠나게 된다. 사냥터로 떠난 그들은 모둠이라는 사냥집단에 들어야 하며 그 모둠은 가족 모둠과, 방랑자 모둠으로 나뉜다. 이들은 가족모둠이 아닌 방랑자 모둠에 들게 되고, 방랑자 모둠에서 40명이 넘는 새로운 종족들과 무리를 이뤄 생활하며 모험의 길에 오르게 된다. 

이제 모험의 시작인데 나는 벌써부터 흥미를 잃어 가기 시작했다. 긴박한 스토리 전개와 흥미진진한 새로운 환타지를 원하는 나에게 시시하고 지루하다 라고 외쳤던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의 모습이 끊임없이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나름대로 방대한 스케일의 환타지 세계관을 가진 MMORPG 게임을 게임페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만큼  즐겼던 나에겐 그다지 특별하거나 새롭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예로 들자면 고돈과 스포러의 모험은 서로다른 종족들이 모여 소규모 파티가 아닌 공격대를 형성하여 모험길에 오르고, 또한 그곳에서 공격대 구성원간에 종족특성과 개인의 전문기술로 구성원들을 도우며, 여정길에서 만나는 다른 공격대와의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고, 그들을 방해하는 몬스터들과 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또한  정신을 다스리는 종족, 투명화를 쓰는 종족, 은신을 하는 종족, 거대한 체구와 대단한 힘을 가진 종족 등은 이전에 그것들과 별 다를 것이 없었으며, 그들 각 개인이 가진 제련, 무두, 연금술 등의 능력 또한 이전에 환타지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작가가 전혀 다른 세계관을 운운했던 것은,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라고 감히 말해주고 싶다. 이제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능가할 스토리를 보여주길 바랬으나,그들의 스토리는 너무나 느슨하고 잔잔했다. 

그들의 여정과 모험은 정말 그 자체로 충분히 재미있었고, 나쁘지 않았다. 물론 정말 최고다 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 재미있고 조금은 신선도 했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대가 크면 실망은 더 큰 법이다. 나는 그들의 화려한 수식어와 도발을 거두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일곱번째 달의 무르무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선입견 없는 책읽기의 자유를 제공해 주는 것 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곱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분명 새롭고 흥미로웠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전 것들과 같은 틀 안에서만 새로웠다. 진정 전혀 새로운 세계관과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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