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더 책읽어주는남자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왜 그래야만 했을까?

그녀는 또 그는 왜 그래야만 했을까?

 

한들한들 가을 바람이 불던 어느날 15살 소년 '미하엘 베르크' 앞에 나타난 36살의 '한나'

어머니라 하기엔 젊지만 어머니라고 할수도 있었던 그런 여자와의 사랑과 운명의 엇갈림이 시작되었다.

 

우연히 시작된 그들의 만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이상 우연도 실수도 아니었다.

책읽어주기, 샤워하기, 사랑행위, 그리고 누워있기 그들의 만남은 항상 똑같은 순서로 끝을 맺었다. 마치 경건한 의식이라도

치르는 양. 육체의 성숙과는 상관없이 정신적으로 다 자라지 못한 15살의 소년 마이클에겐 그녀와의 관계가 사랑인지 단순한

육체의 유희를 위한 만남인지 그저 혼란스럽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홀연히 그를 떠난다.

 

청소년기의 성장통으로 끝나기엔 그들의 운명의 선이 짙었던 탓일까?

그들은 15살 꼬마였던 베르크가 성인이 된 후에  재판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꼬마는 법대생이 되어 한나는 피고가 되어 그렇게 그들의 만남은 다시 시작된다.

 

베르크는 그제서야 그녀 삶의 이야기를 접할수 있게된다.

그녀는 나치수용소의 감시원으로 근무했으며, 그녀의 죄목은 수용소에 이감된 유대인 여자 수용자들을 이송중에 교회에 가두어

불타죽게 했다는 데 있다. 모든 죄목을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나와 그녀의 결백을 알면서도 그녀의 자존심을 위해

안타깝게 지켜보아야만 하는 베르크는 그저 숙연할 뿐이다.

 

더리더는 영화개봉으로 먼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또한 tv 를 통해 책과 영화의 내용을 어느정도 알아버린 터라 상당히 김이새어

책일기 자체를 망설였던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글자 한글자 읽어 나가며 눈앞에 화면을 그리는 것이야 말로 책 읽기의

백미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해 해준 책임에 틀림없었다.  

 

더 리더는 나이를 떠나 한남자와 한여자의 사랑과 배신을 그리는 동시에 나치시대라는 독일인들의 뼈아픈 시대적 배경을

그리고 있다.  본인은 그 시대의 독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를 통해 또한 여럿작품과 허접한 지식을 통해

조금은 알고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 나라의 작품을 읽기위해선 그 나라의 시대와 역사의 흐름을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란 짧막한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도 왜 그래야 했을까라고 외치고 있지만

사실 그녀의 선택도 그의 선택도 이해할 수 있다. 어쩌면 나도 그랬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