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우리 사회 내에서 (나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범죄 심리, 범죄 분석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티비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알쓸범잡, 꼬꼬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인터넷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으며 나를 비롯해 내 주변에서도 해당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니 우리가 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를 접할 시간이 증가하였고 그 속에서 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다른 주제들 혹은 그 중에서도 특히 사회 내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상황이 설정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 미션의 도서로 ‘이수정, 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를 고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내가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범죄라는 분야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를 바라보고 풀어내는 방식이 궁금했다.
이 책을 비롯해 관련하여 다양한 콘텐츠들을 보다 보니, 다른 어떤 분야들보다도 ‘범죄’라는 분야는 해당 사건을 어떻게 풀어내고 그 안에 숨겨진 뜻을 발견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도 무엇에다 중점을 두고 바라보는지,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지에 따라 매우 다양한 또는 다양한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도 해당 책이 참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단순히 사건을 설명하고 소개해 주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어떤 성격장애와 주변 사람들의 관계와 같은 심리적 요인들이 범죄자에게 해당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그것도 사건이나 범죄자가 가진 심리적 특성에 따라 1인칭, 3인칭 시점 등을 다양해 선택해 풀어준다. 그를 통해 책을 읽는 사람들도 범죄을 바라보는 것에 있어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는 나아가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범죄들 뿐만 아니라 사회 내 일어나는 범죄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을 바라보는 방식과 방향을 잡아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더불어 범죄를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 추가적으로 들었던 생각 중 하나가 제3자인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걸 알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떤 사건에 대해 직접 겪는 입장도, 최측근도 아닌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보니 사실상 언론을 통해 이미 결론이 나거나 방향이 어느정도 결정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언론의 경우는 제한된 시간과 구성의 특성 상 결국 이를 요약해 비교적 간단하게 해당 사건을 다룰 수 밖에 없거나 수익적 구조에 따라 이를 굉장히 자극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많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는 그것만으로 요약하기에는 매우 크고 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이 사건에 연루된 가해자와 피해자를 단순히 이 사건만으로 바라보기엔 너무 복잡하고 우리가 사실상 이를 모두 이해하기에는 (어떻게 보면 모두라는 표현도 부적합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완벽에 가까운 이해를 위해서는 각자가 살아온 환경,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 심리적 상태 등 알아야 하는 것이 너무나 많지만 사실 우리는 그걸 모르는 채로 언론에 나타난 어떤 결과나 소량의 설명만을 보고 그를 결론내리거나 일방적으로 비난하곤 한다. 그리고 이는 어떨 땐 2차 가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범죄를 바라보고 이에 대해 판단할 때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범죄도 사람의 일이다. 우리가 사람은 알다가도 모르는 존재라고들 흔히 말하지 않는가. 그런 것처럼 범죄도 하나의 상황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도 없으며 그렇게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도 이를 바라볼 때 더욱이 다양한 생각과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