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할걸
이정환 지음 / 김영사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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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1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

책을 고를 때 여러가지를 모두 살펴보고 고른 편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제목이다. 노래든 책이든 사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제목에는 해당 창작자가 하고 싶은 말이 가장 집약적으로 잘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제목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면서도 누군가로부터 듣고 싶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순간적인 끌림이 전달받았다. 또한 작가가 누구에게 이 말을 하고 싶어 쓴 것인지, 누구를 떠올리며 이 말을 적어내려갔을지, 그에 대한 대한 정답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제목과 별개로 이 책을 고르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작가가 의사라는 점이었다. 의사가 쓴 여행 에세이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관점으로 여행을 살펴볼 것 같기도 하고 쉽게 듣지 못할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쉽게 말하자면 결국엔 호기심에 고르게 된 것 같다.


#2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하는지

: 지금의 순간들이 버거워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대에게

처음엔 그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하지만 책을 점차 읽어가면서 이건 단순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책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이보다는 정말 오리지널한 여행 에세이나 여행 주제의 책을 읽어야 만족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보다는 지금 본인이 서있는 순간들이 너무 버거워 도피형으로라도 어딘가 떠나고 싶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느껴졌다. 물론 여행에 대한 순간들도 잘 묘사가 되어있지만 그보다도 여행을 하며 그가 떠올린 수많은 생각들이 더 잘 담겨있어 그게 훨씬 인상깊다고 느껴졌다. 그가 여행을 떠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기에 여행의 즐거움보다는 여행으로부터 얻는 생각,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고 그를 통한 성장과 변화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3 어떤 종류의 책이 잘 맞았던 사람에게 추천하는지

: 작가와 조금 더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는 책을 좋아하는 그대에게

이 책을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 중 하나가 '작가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다'였다. 실제로 책이 에세이 형태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구조를 보인다. 어떻게 보면 편지 같기도 하고, 그냥 일반적인 책 같기도 하고. 단순히 서술형, 보고형의 여행 에세이가 아니고 오히려 다양한 변화가 존재해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종합적으로 보면 그가 여행을 다니며 쓴 일기장을 잘 옮겨적어 책으로 구성한다면 이런 느낌이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기에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듯이 이 글을 쓴 사람이 떠올린 생각, 과거의 추억, 순간의 감정들을 공유하며 가까운 관계에서 들을 수 있는 느낌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와 별개로 이 책은 끊어읽기보다는 한 번에 쭉 그 감정을 따라가며 읽는 걸 추천하기에 그 점 또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4 인상 깊었던 문장

주의; 책에 줄을 그어가면서 읽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소 많을 수 있어 그 중에서도 고르고 또 골라보았습니다.

멋지게 성공하고 싶은 욕심과 무모함이 두려움과 후회를 불러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되도록 많은 것을 경험해보자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명확한 목적이 없었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마라 (p.30)

기다림이란 상대방의 변치 않음을 믿고 스스로 여유로워지는 것.

언젠가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면 사라지지 않음을 오롯이 믿고,

그저 여유로운 마음과 다양한 사랑의 표정으로 기다려야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p.36)

오래, 멀리 나아가려면 덜어내는 것이 먼저다. 몸이든, 마음이든 그리고 배낭이든.

과유불급 (p.78)

우리가 저마다 느끼는 고통의 크기는 다르고 견딜 수 있는 그릇의 크기도 다르다. 같은 용량의 마취제를 투여해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통증의 정도도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이 겪는 고통의 크기를 감히 짐작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분명한 건, 누군가가 떠난 자리의 고통은 그와 함께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몸집이 커져 남겨진 자들의 몫으로 남는다.

그와 그녀의 가슴 아픈 시도 (p.113)

나는 늘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수없는 고민을 반복하고 상황을 미리 그리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고민 끝에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감에 짓눌리고 만다.

등가교환의 법칙 (p.148)

누군가의 등을 빌려야만 겨우 오를 수 있던 그때, 산을 미워한 적이 많았따. 그런데 어른이 되어 홀로 산 앞에 있자니 왜 그렇게 부모님이 나를 산으로 이끌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온기를 기억했다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셨던 것 같다.

그리움이 더해지는 밤 (p.167)


#5 책을 통해 떠올린 주제 / 질문 / 키워드

여행: 일시적으로 일상 생활권에서 벗어나 레저, 위락, 친목, 답사, 관람, 레포츠 참가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Q1. 여행의 의미란 무엇일까?

: 원래 여행이라는 것은 항상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비용과 시간 투자, 계획부터 여행을 다 마치고 집에 오는 길까지 모든 게 제법 큰 규모로 이뤄지고 큰 마음을 먹어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여겼다. 물론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당연히 장기간의 해외여행을 간다면 그럴 테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도 든 생각은 여행을 꼭 그렇게 거창한 것으로만 여길 필요는 없다, 이거였다. 어쩌면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와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여행의 정의를 보면서 과거에는 항상 후반부의 내용에 집중했다면 이젠 전반부, 즉 '일시적으로 일상 생활권에서 벗어나'가 포인트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여행은 우리가 잠시 우리의 정해진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주어지는 기회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꼭 완벽하지 않도록 우리가 무언가 기존 틀을 깨고 나가 느낀 무언가가 있다면 충분한 의미란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Q2. 당장 떠날 수 있다면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 만약 내일 당장 나에게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미국으로 떠나고 싶다. 대신 짧게 말고 한 달 정도 살고 오는 느낌으로 미국에 가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미국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뭔가 여행보다는 단기간의 유학(?)의 느낌으로 갔다가 온 거라 제대로 된 여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대신 관광지 위주로만 다니기보다는 아예 한 달을 사는 느낌으로 일상에 가까운 여행이자 휴식을 경험하고 싶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문득 드는 생각, 나는 여행보다는 사실 휴식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한줄평: 몸과 마음이 지쳐 여행이라는 휴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대리만족 시켜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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