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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평점 :
◈ 자신이 그동안 살아 온 이야기를, 그리고 앞으로 살아 갈 이야기를 차근하게 들려 줄 뿐인데, 저자의 문장들은 독자를 자꾸만 어딘가로 이끈다. 저자를 따라 맞닥뜨리는 길목마다 과거의 미성숙과 요즘의 고민거리들이 기다리고 있어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나 조금은 품이 들더라도 그에 마땅히 끌려가고 싶은 까닭은 첫째, 체험이 담겨 있는 이상 지은이의 말은 공허한 훈계일 수 없기 때문이고, 둘째, 억지로 손을 잡아끄는 대신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그를 따르도록 하기 때문이며, 셋째,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므로 저자와 함께 도착할 곳은 그게 어디일지라도 분명 아름다운 세계일 것이기 때문이다.
⊙ 부드러이 쓰다듬는 손길에 마음이 열리는 여느 동식물들처럼, 인간 또한 충실하게 감각하는 생물이다. 고로 오감을 살뜰히 건드리는 것들을, 그리고 그것들이 가져 오는 감정을 잘 포착해 두어야 한다. 감각은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행복의 버튼이 되어 줄 수 있기에 정말 중요하다. 켜켜이 쌓인 풍성한 구름의 빛깔, 단단하게 노래하는 자의 목소리, 살갗에 닿는 따뜻한 찻잔의 온기, 아주 달지만은 않은 과일의 맛, 살짝 젖은 풀잎의 냄새 같은 것들을 자주자주 느끼자.
⊙ 오래전에 좋아했던 것들에 썼던 시간과 (특히) 돈을 아깝게 여긴 적이 있다. 지금은 시들해진 것들이 대부분이라 “그 돈을 안 쓰고 모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고는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마음이 동하는 대상에 침잠해 봄으로써 현명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일상을 지탱해 줄 힘을 얻었으며, 힘들 때 꺼내어 볼 추억도 많이 비축해 둘 수 있었다. 세상의 모서리들을 다양하게 만져 볼수록 나의 결을 이해하기 쉽다. 그렇게 ‘취향껏’ 꾸린 기쁨만이 진정한 나의 몫이다.
⊙ 무력하게 바라보며 아파하느니, 한 뼘만큼의 평화일지언정 직접 일구어 내겠다.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다면, 관조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움직이는 존재가 나뿐만이 아님을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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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가제본 원고)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행복이란, 매 순간 내 오감이 만족할 때 오는 것 아닐까? 자기 몸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갖고 살며, 내 오감 중 어떤 감각이 가장 잘 발달했는지 깨달을 정도로 자신을 관찰하고 사랑해야 자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머리만 굴리며 살지 않고 몸으로 느끼며 살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몸을 토닥이고 쓸어주어야 행복해진다. - P106
자기 취향이란 단어에는 여러 가지 뜻이 함축돼 있다. 취향이 확고하게 정립되려면 성숙한 내면, 자존감,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기 위한 시행착오도 거쳐야 한다. - P179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실행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요것뿐. 그래서 서글프지만, 우두커니 바라보는 것보단 낫겠지.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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