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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격 - 필연의 죽음을 맞이하는 존엄한 방법들에 관하여
케이티 엥겔하트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8월
평점 :
죽음의 격 ( ◡̉̈ ) 서평 #도서협찬
인간은 누구나 한번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그 누구도 죽음을 경험하고 글을 쓸수는 없죠. (죽음을 경험하고 썼다는 글은 안읽습니다. )
그러면 인간은 죽음에 대해 무엇을 논해야 하는가, 고민해야 합니다.
이 책은 현대 의료, 나이, 신체, 기억, 정신, 자유라는 주제로 존엄한 죽음에 대해 다룹니다.
남궁인 의사, 리처드 도킨스의 추천사가 있는 은행나무의 이 책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죽음에 대한 관점을 다시 심어줍니다. 최근에 자살을 자유 죽음이라 칭한 책도 만족스럽게 읽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제대로 된 죽음에 대한 책을 만난것 같아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음에 대한 책은 많지만 제대로 된 책을 많이 만나지 못했고 원래 추천하던 책들도 내 기준 완벽한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드물었어요.
죽음의 순간까지 나는 나로 살 수 있는 존엄한 죽음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이 이 책이 다루는 주된 주제에요.
남궁인 의사의 추천사중 뼈맞은 문장이 있었어요.
《확실한 점은, 우리나라는 여기서 단 한 문장의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저는 자살을 옹호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제 죽을 것인지, 선택할 권리가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삶의 무게를 개인에게 주었다면 죽음의 선택도 개인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이 말을 사실 우리나라에서 하기는 어렵습니다. 소극적 안락사만이 허용된 우리나라에서 적극적 안락사와 자살을 옹호한다는 것은 비관주의라고 손가락질 받기 아주 쉽죠.
최근에 마음이 누구러진 것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 책의 트렌드에서 조금이나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조력자살이야기들이 담겨있어요. 죽음이라는 주제 아래에서는 감정적인,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이 아닌 이성적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책이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병에서 비롯된 고통을 완화하고자 의료적 도움을 받아 죽기를 요청하는 것과 정신질환에 의한 증상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깊이 고려한 판단을 존중하는 것과 부지불식간에 그 사람이 앓는 병적 상태에 휘말리는 것을 어떻게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죽기를 요청했던 사람 대부분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것도 심지어 앞으로 느낄 고통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압도적 다수가 생애말기의 ‘자율성 상실’을 가장 우려했다. 그밖에 ‘존엄성 상실’ ‘즐거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상실’’생체 기능에 대한 통제력 사실’등을 걱정한다.❞
❝사람들한테 안 된다라고 말하는게 불편합니다. 자의적이라는 점이 특히 편치가 않아요. 세상에서는 열여덟 살에게 살인하는 법을 가르쳐 아프가니스탄에 사람을 죽이라고 보내는데, 우리 사회가 그렇게 하고 있는데… 진심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동시에 ‘그렇더라도 안돼! 자신을 죽이는 것만은 허락하지 않아! 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