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차 가고 벤츠오는 전개이기도 한데 술의 힘을 빌어 충동적으로 자신의 상사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여주인공의 당황스러움이 고스란이 글에 잘 드러나 있어서 재밌었어요. 밤을 함께 보낼 당시에는 다시는 볼 일 없을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자신의 새 직속 상사로 오게 된 남주와 재회하게 되는데 익숙한 전개이긴 해도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읽었어요.
끝이 예정된 계약 결혼으로 시작된 주인공들의 결혼 생활인데다 남주보다 여주가 열 살 정도 어려서 남주는 묘한 죄책감도 지니고 있어서 처음엔 여주에게 소극적으로 굽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자신의 어린 아내가 눈에 자꾸 밟히고 결국은 집착으로 가게 되는데 여주인공이 적극적이고 귀여운 면이 있어서 답답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남주와 잘 어울립니다. 클리셰 소재지만 글이 재밌어서 뻔한 느낌이 안 들어요.
소재 자체가 자칫하면 신파 분위기로 흘러서 주인공들이 심하게 땅을 팔 수 있는데 글 분위기가 독특해서 그런 신파나 청승 맞은 느낌이 없이 오히려 담백한 느낌마저 들어서 더 좋았던 글입니다. 전부터 구매하려고 체크해둔 책인데 알라딘에 발간돼서 얼른 구입했어요. 좋아하는 소재라서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