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위안부 정서운 할머니의 추모식이 있었다. 그 참혹한 일을 당하셨음에도 생을 다하는 순간까지 반전?평화?인권 운동을 하신 점은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다시한번 본받을만 하다. 매번 신사참배를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일본 정치 지도자와 언론들.... 우리는 우리의 아팠던 과거를 외면하지말고 맞닥뜨림으로 헤이해지는 정신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은 그분들의 삶을 이시카와 이쓰코 시인의 취재 글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기에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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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고운 1
우영주 지음 / 청어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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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희(19, 32) : 고3,  전 방송부 부장을 지내면서도 전교 1등을 놓지 않고, 무섭게 잘생긴 남자

                     32세, 라디오 방송국 PD

이고운(17, 30) : 고1 반장, 방송반 신입 

                     30세, 중국어 통번역가

 

우영주 작가님이 오랜만에 내신 작품으로 그동안 다른 작품들을 봐서도 알겠지만, 이 작품도 참 순결하다.

그동안 읽은 작품들은 아이니, 섬싱블루, 앤서미 3권으로 과한 설정도 있었지만. 너무나도 순결하지만. 대체적으로 흡족하게 읽었던 작품들이라 이번 <그대 고운>을 기대하며 읽었다.


1학년 1반 반장 이고운. 한의사인 아빠 정식과 둘만 살고 있다.

천성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걸 싫어하며, 자기 할 일은 스스로 할 줄 아는 씩씩한 그녀이다. 그런 그녀가 학생회실에서 청소를 하던 중, 3학년인 재희를 같이 청소하러 온 동급생으로 착각한다.

1권은 고등학교 시절로 재회와 고운의 만남과 학교 생활로 방송부에서의 활동, 축제, 체육대회 등을 써 나가면서 호기심이 호감이 되고 호감이 좋아하는 감정을 갖게 되는 내용들로, 주로 고운의 시각에서. 2권에서는 고등학교 때 헤어진 이후 10여년이 지나서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어 다시 좋아하게 되고, 질투하며 전전 긍긍하는 모습들을 재희의 시각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학원물이라고 해야할까.

1권을 오롯이 차지하는 학교 생활의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언뜻언뜻 떠올리며 읽게 된다. 학생회 생활, CA 활동 모습, 또 MT 때 모습들을 보면서 잔잔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말이다.

 

재희와 고운은 몇 번이나 오해를 하게된다. 재희가 같은 1학년일 것이다, 라든가. 고운이 방송부원이 되기까지의 오해라던가. 하지만 이런 오해들은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

정작 이 작품의 큰 걸림돌은 로맨스 학원물이라고 읽고 있는데, '가족'이라는 큰 산이 로맨스 소설이라는 장르가 아니라 일반 소설이라는 카테고리로 살짝 발을 담그게 한다는 점이다. 이 작품을 다 읽고 난 후 그들의 사랑이 내 마음에 남긴 것과, 그 가족의 이야기들이 내 마음에 남긴 것이 비등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이라는 큰 산.

이환.  친오빠가 되기를 그렇게 바랐으나 친오빠는 아닌. 그러나 가족이 되어 오빠라고 이름 붙였으나, 고운을 사랑한 그남자.

이환 엄마, 혜영.  엄마가 없는 고운에게 혜영이 엄마이기를 소망했으나, 친엄마와의 일을 알게 된 후 더 이상 혜영을 예전과 같은 마음으로 대하기 어렵다.

고운 아빠, 정석.  첫사랑 혜영과 실패 후 고운 엄마와 결혼하였으나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기 어려웠던 선택. 첫사랑 혜영과 재혼하였으나 그로인해 고운과 갈등을 겪는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남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최선인가.

내가 한 선택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덜 후회가 남는 쪽으로, 나로 인해 내 주변 사람들이 덜 힘든 쪽으로.

결정은 힘들다.

 

   

"할머니한테 제발 그만 좀 하라고 사정도 해보고, 엄마보고 돌아오라고 설득도 해보고, 지금처럼, 아줌마한테 그랬던 것처럼, 엄마...... 우리 엄마, 간절하게 필사적으로 붙잡아 봤어요?"

"난 할 만큼 했다. 내 가정 지키려고, 어떻게든 지키려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그걸 깬 사람은 바로 네 엄마고.

 

P. 274

정식의 결정은 고운의 친모를, 고운을, 그리고 결과적으로 혜영과 이환 모두에게 풍랑을 안겨주는 결과가 되어 버린다.

우리는 재희와 고운의 사랑이 그저 순탄하기를 바라기에, 이로 야기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연타석으로 나와버려 글을 읽어 나가는데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현실적인 모습에 치중하다 보니 몇 장면에서 군더더기가 많은 느낌이 들었다. 한 번 붙잡고, 두 번 붙잡고, 세 번 네 번 붙잡다 보니 지루한 맛도 나면서.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되는 너무 많은 사족이라고 할까.

 

 

"이곳에서 널 또다시 만났을 때...... 그래, 어쩌면 그때부터 예감했던 것 같기도 해. 예전처럼 널 또다시 좋아하게 될 거라고."

"요즘 정말 하루하루가 전전긍긍이다. 이고운, 너 때문에."

P. 200​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희가 이복동생인 남훈을 질투한다던지, 방을 초토화 시켜가며 동생 옷을 입고 나가는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입가에 흐믓한 미소를 만들게 하는 잔잔함은 좋았더랬다. 오버스럽지만 위경련으로 병원에 입원한 재희의 모습을 통해 그 사랑이 절절해 보이는 모습까지도.


차라리 현석의 말처럼 정말 미친 척하고 전화라도 해볼까. 아프다는 핑계로. 그러고는 고운에게 와달라고 하는거다.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아파 죽겠다고, 가족들 모두 다른 일이 있어서 이렇게 아픈데 혼자 있어야 한다고.

심각하게 휴대전화를 쥐고 있던 재희는 이마를 감싸 쥐었다.

P.321

 여전히 순결하며 가볍게 읽기 좋은 작품으로, 고등학교 시절 재희와 고운의 이야기가 전반부를 장식하다보니 그 시기를 알지 못하는 분들께는 조금 취향탈만하다.

 

 

 

본 서평은 <청어람 로맨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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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스미다
김나혜 지음 / 청어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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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이강준(31세), 변호사

여주 : 한수인(31세), 배우

 

 

탑스타인 배우 수인과 상아그룹 법무 1팀의 배려남 강준은 7년간 연인사이다.

강준은 지난주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 수인의 소식을 동료들과 점심 식사 중 TV를 통해 알게된다.

헐리웃의 감독으로부터 주연 배우로 낙점되어 2년간 영화 촬영을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평온해 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강준은 사실 당황한 상태이다.

너는 나를 사랑하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것만큼 너도 나를 원하는 것일까.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해.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고 싶을 뿐.

알아. 너는 결혼따윈 원치 않다는 걸.

그래도, 한번만이라도 날 잡아준다면 나도 결혼따윈 집어치울 수도 있어.

내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너의 사랑뿐.

 

김나혜 작가님의 <숨결이 스미다>는 7년간 강준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과 2년간의 이별, 그리고 다시 재회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다.

처음 프롤로그를 접했을 때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강준의 사랑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기엔 넘쳐나는 소유욕을.

그저 수인이 먼저 강준을 타깃으로 정하고, 유혹하고, 자기것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라 생각했을 뿐.

그런데 도리어 강준이 수인을 만나면서 욕망하고, 끝없이 집착하는 남다른 행태가 지독해 보이고 당혹스러웠다.

특히나 강준에 대한 묘사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탐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예의범절 철저하고 배려심 강하고 모범생의 전형으로 보이면서도 무심해 보이고 굳게 다문 입술과 단호한 눈빛, 몸에 배인 절제와 금욕적인 모습은 도리어 섹시하게 보인다나.

 이 둘의 사랑은 어찌보면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아원 출신의 엄마 아빠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끝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홀로 살아야했던 수인에게는 사랑이, 결혼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절대 해서는 안되는 금기였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형이 납치를 당한 후 불안한 정신상태를 보임으로 인해, 부모의 기대와 의무만을 짊어지게 된 강준은 의연한 듯 행동하지만 밑바닥에 깔리는 본인의 온전한 사랑을 갈구하게 된다.
그런 수인과 강준은 사랑하지만 추구하는게 다르기에 서로 충돌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을 다 주는듯 하지만 '사랑'이라는 말은 하지 못하는 수인과, 늪처럼 빠져든 수인에게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단 하나 '사랑'을 듣지 못하는 강준의 괴로움은 결국 강준이 수인을 놓아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듯하다.
집착하고, 옭아 매고, 스토킹에 가까운 행동을 하며 수인을 통제하고 싶었던 강준은 본인의 모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던 차에 이별을 고하게 된다. 글 중반 이후는 강준의 이런 지난 모습들의 면면이 드러나서 읽는 내내 놀라웠다. 특히나 상식 밖의 행동들이란.

 

 

단정하고 반듯한 강준이 수인을 만나면서 변해갔다. 수인은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 좋았다. 저로 인해 변해가는 그를, 오로지 그녀만을 원하는 그를 즐겼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다. 변하는 자신을 못 견디게 싫어했고, 혐오했다. 점점 더 수인에게 독이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그는 수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그녀를 버리고 도망갔다.

P. 169

 

수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준의 집착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기꺼워한다. 특히나, 잠시 헤어지고 다시 만나게 되어 강준의 집착이 온전히 실체가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사랑이라 정의하며 수인은 한발자국 더 나아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강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통사람인 나는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2년의 시간동안 강준이 본인의 잘못된 점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강준의 집착어린 모습들로 뒤통수를 맞아버린 후였기에 조금은 얼떨떨할 수 밖에.

그러나 결국, 수인의 적극성이 강준과 그의 식구들까지 껴안게 됨으로써 집착으로 인해 빚어졌던 가족간의 오해를 풀게하고,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강준을 위해 자신을 낮추는 수인의 행동이 그 둘을 진정으로 하나됨에 이르게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사랑이란 결국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채움으로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 그리도 아등바등 애를 썼는지.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부모의 자식이 아닌 것도 아닌데. 언제나 옆에 있겠다고 다짐을 했으면서도 그녀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부모님에게 그녀의 존재를 숨겨왔고, 부모님들에게서 지켜주지도 못했다. 오히려 수인이 저를 지켜주려고 한다.

그 모습이 안쓰럽고 애잔하면서도 너무나 사랑스러워 강준의 미소가 조금씩 짙어졌다.

P. 357

 

다만 아쉬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인과 강준의 사랑이 완벽히 납득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겨우 겨우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에필에서 쌍둥이 형인 강훈의 이야기를 꼭 실어야 했는지.

넘쳐나는 19금 장면은 천편일률적인 모습이라 오히려 식상했고, 자리 떼우기식이라는 느낌에 페이지를 설렁설렁 넘기게 만드는 역효과를 발휘했다.

​집착남이 소유욕 가득하지만 사랑으로 결실을 이루려면 좀더 납득 가능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했지만, 그것이 부족했기에 아쉬운 점은 해결되지 못하고 끝을 맺었다.

본 서평은 <청어람 로맨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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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미디어 화이팅! 항상 좋은책 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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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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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활을 남장 여자 윤희를 통해 재미있게 기술한 책입니다. 성균관 4인방 모두 캐릭터가 장난 아닙니다. 말이 필요없습니다. 한번 손에 들게 되면 내리 달리게 됩니다. 더불어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까지 꼭 읽게 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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