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유대인
슐로모 산드 지음, 김승완 옮김, 배철현 감수 / 사월의책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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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에서 라리사에게 역사를 가르치고 파리에서 지젤에게 히브리어를 가르친 교수, 엘리베이터 설치기사인 마흐무드의 친구이자 팔레스타인의 민족시인이 된 마흐무드(동명이인)의 친구, 바르셀로나 출신의 아나키스트 베르나르도의 사위, 그리고 우치의 공산주의자 슐렉의 아들ㅡ이 모든 정체성은 한 사람이 지닌 것이다. 이 책 <만들어진 유대인>의 저자 슐로모 산드 말이다. 


우리는 슐로모 산드의 짧은 가족과 지인의 이야기를 통해 유대인에 관한 몇 가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민족주의'와 '종교공동체'ㅡ슐로모 산드가 '진정한 유대인은 없다'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데올로기다. 


이들의 이야기에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는 없다. 그리고 동일한 영토에서 사용하는 '모국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 유대인은 왜 스스로 민족과 종교라는 굴레를 택하게 되었을까? 왜 그들은 '동행'이 아닌 '분리'를 주장하는 걸까? 그들이 과연 '이스라엘'이라는 국토의 주인임을 주장할 자격은 있는가? 왜 그들은 그토록 '유대인의 이스라엘'을 원하는가? 이 책의 후속작인ㅡ하지만 국내 출판은 앞선 (2017년, 훗)ㅡ<유대인, 불쾌한 진실>에서도 그랬었지만 애잔함과 분노가 동시에 느껴지는 기묘한 책이다. 


'유대 역사'만 있을 뿐 '이스라엘의 역사'는 없다. (13p) 


'나'라는 인간이 그들이 말하는 내가 아니라면, 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배철현 (감수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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