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 결정적 리더십의 교과서, 책 읽어드립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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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모든 것을 휩쓸어 간 후 선과 더불어 악을 실어 온다.

 

15-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 열강의 잦은 침략으로 어수선한 시기였다. 거기다 1494년부터 1559년까지 66년간 '이탈리아 전쟁 Great Italian Wars;라 명명된 8차에 걸친 전쟁도 치러야 했기에 무엇보다 국내의 결속이 중요한 때이기도 했다.

 

이러한 때, <군주론>은 1513년, 당시 실질적 권력가인 메디치 가문에 헌상하고자 마키아벨리가 집필한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마키아 벨리의 사심(?)이 들어가 있는 저서이기도 한데, 메디치 가문이 추방된 이후 정계에서 활약하던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문이 복권한 뒤 추방당하게 되었고, 이에 정계 복귀를 위한 '노림수 집필'이라는 이유도 있었다고 한다.

 

기회란 오직 소재를 제공해 준 것에 불과하며, 자

기에게 알맞은 환경으로 개조하는 것은 정복자의 역량에 달려 있다.

 

마키아벨리는 1469년에 태어나 1527년에 사망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그가 살아있는 동안 8차례의 이탈리아 전쟁 중 3차례의 전쟁을 겪게 되는데, <군주론 > 전반에 걸쳐 군추로서 올바른 행실을 이야기할 때 이 전쟁의 이야기가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군주론>은 크게 5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3장은 군주국의 종류, 4-11장은 각 군주국의 모델과 통치 방법, 12-14장은 군대에 관하여, 15-23장은 군주의 덕목을, 24-26장은 이탈리아의 군주론을 다루고 있다. 보통 '마키아벨리즘'이라고 해서 군주 맘대로, 독재를 옹호하는 도서로 생각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해석 덕분에 가톨릭에서 금서로 지정받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한 나라를 장악할 때 군주는 반드시 단행할 수밖에 없는 가해 행위에 대해

신중을 기해서, 결코 되풀이되는 일 없이, 단 한 번에 그치도록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군주론>이 그렇게까지 평가를 받았어야 했나?라는 의구심이 든다. 일단 이탈리아는 반도 국가라서 대한민국과 지형적으로 가장 비슷하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지중해 패권의 교두보로서 지정학적 위치도 중요했다. 덕분에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이 있었고, 그들의 생존은 '방어'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군주가 약하면 단번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나라에서 과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군주론>의 요점은 바로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라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마키아벨리는 각 장에서 로마제국의 인물부터 프랑스 국왕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필요하다면 그 누구에게서라도 배워야 하며, 금기의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명한 군주는 언제 어디서나 시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군주와 정부가 어떤 것인가를

유의하여 그들이 항상 군주에게 충성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기에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무엇보다 지키기 어려운 군주의 '기본'이 있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되, 일단 권력을 잡은 후엔 백성과의 화합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하느니 차라리 인색하다 욕먹는 게 낫다, 의견을 듣되 최후의 결정은 군주의 몫이며 그 책임은 군주에게 있다, 인자하디 얕보이지 말라 등 이해할 만한 수준의 어드바이스가 담겨 있다.

 

군주가 자기의 지위를 학보하기 위해서는 악도 행할 줄 알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선을 취하기도 하고, 버리기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군주론>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은 당시 유럽의 역사서로 읽어보는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가 치러야 했던 이탈리아 전쟁의 배경이나, 각 차수의 전쟁 내용, 루이 12세 치하의 프랑스, 메디치 가문의 역사, 샤를 8세, 알렉산드로 5세 등 기저에 있는 유럽의 역사로 읽으면 꽤 재미있는 역사서이기도 하며, 마키아벨리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나름 소소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버트런드 러셀도 말했다. "군주론은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 단지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냉철해야 하며, 그것이 선인지 악인지는 다른 문제다."라고. 그러니 우리도 양심과 도덕, 종교적 잣대를 내려놓고, 순수하게 '정치'면에서 <군주론>을 다시 보자. 난 왜 이 책이 독재를 옹호한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군주론>대로 온전히 사는 군주는 잘못이 없다. 다만 한 부분만 제멋대로 확대 해석하는 '인간 군주'가 너무 많아 탈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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