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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 나는 아버지입니다
조옥현 지음 / 생각의창고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연세가 많으신 우리 부모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보고자,
최근 노인 심리치료가 시급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네들의 마음을 느껴보고자 신청했던 책.
어둡고, 슬프지 않을까 짐작했는데...역시나..
책의 첫 장을 들추었다.
마음 한켠이 먹먹해진다..
연세가 90 넘으신 분께서 힘들었던 일생을 겪고 노인이 되어 느끼는 감정이나 심정을 조금씩 적어 나가신 수필집이다.
어느 정도 노인들의 심정을 이해하고자 했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살아왔지만, 떠날 때가 되니 남는 건 허무함 뿐이라는..
자신에게 있는 돈이라도 움켜쥐고 있어야 부모 대접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노인들..
최근 꽃보다 할배라는 방송이 아주 인기였던 것 같다.
이유는 나이가 들었음에도 유럽여행을 하며, 당당하게 그들의 문화를 공유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게 바로 모든 사람들의 바램일것이고..
그들의 인터뷰를 보다보니, 59세에서 인생을 잡고 싶다고 했던 백일섭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70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슬픈거지. 그래서 난 내가 59세라고 항상 생각하는거야."
그만큼 나이들어감에 관대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고 하지만, 변한다는 것은 곧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역사의 흐름이라지만, 나는 그 흐름 속의 당사자가 되고 싶지 않다.
가을이면 졌다 봄이면 새로 돋는 나뭇잎이 아니라 늘 그 자리에 있는 나무이고 싶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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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늦둥이로 태어나서 자라난 나는
그동안 부모님과의 생각차이를 세대차이로만 인식하곤 했었다.
이제 서른을 넘어 한 가정을 꾸리려다 보니,
이제서야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마음이 생긴다.
초등학교 시절, 나이차가 많은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매 주 과자꾸러미를 벽장에 가득 쌓아두신 일이 생각난다.
그런 과자꾸러미로라도 우리와의 심리적 관계를 좁히고 싶으셨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또 다시 울컥..ㅠ.ㅠ
또한..내가 나이 들어가다보니
다른 친구들처럼 부모님과 함께 할 시간이나 정서적 교류가 부족하기에...
조금이라도 일찍 철이 들어 그들을 좀 더 많이 이해했으면 좋았을거란 생각에
늦둥이로 나를 만나게 해준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괜시리 커져간다.
힘든 시절을 지내온 그 세대들의 마음이 이런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할 것 없이 너무 평범한 삶들..
하지만 감히 그들의 일생을 그 누가 평가할 수 있을까?
그들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을 느낄 뿐이다..
이 분의 글을 통해 부모의 마음을 더욱 더 헤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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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맨 마지막 장의 내용..
늙으면 죄인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도,
가게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늙은 나를
마치 벌레 보듯 합니다.
늙는 것은 죄입니다.
그래서
병이 들어 아프고,
만날 이도 없고,
만나 줄 이도 없으며,
떨어지는 꽃잎만 봐도,
노랗게 변하는 나뭇잎만 봐도,
눈물이 납니다.
모두 늙은 죄입니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꽃피는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_ 늙으면 죄인입니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