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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는 아이 심리 다독이는 부모 마음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4월
평점 :
김영아 교수님의 신간 <놓치는 아이 심리 다독이는 부모 마음>은 육아로 지친 부모, 아이와 소통이 어려운 양육자, 그림책과 육아가 궁금한 이들, 심리학과 그림책을 콜라보 해보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다.
볼비, 피아제, 에릭슨, 보웬, 사티어, 장클라인, 위니컷, 페어베언에 이르기까지 주요 심리학자와 심리 이론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하고, 그림책으로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심리학이나 그림책을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장 좋았던 건 문맥 사이사이 만나게 되는 친절하고 정갈한 문체 속에 담긴 ‘직설’이다. 교수님 글에는 그 통쾌함이 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중요한 걸 놓친 채 육아의 소용돌이에서 자꾸만 죄의식을 갖는 부모들의 마음을 다독인다. 책을 읽다 보면 교수님의 단단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몰랐다면 지금 다시 배워 수정하면 된다. 일단 ‘나’ 하나 바로 세우고, 차근히 하나씩 배우고 실천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응원의 목소리다.
개인적으로 아이를 기르며 알아두면 좋을 심리학 이론과 그림책을 잇대어 볼 수 있어서 무척 유의미했다. 특히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서 만난 그림책 <달빛 청소부>의 무니를 아이와 함께 보면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수고로움이 주는 불편하고 서운한 감정을 나눠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에릭슨의 심리사회 발달이론이 ‘become’ 과거형이 아니라 ‘becoming’ 현재 진행형에 가깝다는 설명도 명쾌했다. 만약 가까운 가족이 더 힘든 이유가 궁금하다면 보웬의 가족관계 이론을 살펴보길 권한다. 가족이란 체계는 하나의 정서단위로 움직이고, 가족 관계에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분화’에 대해서도 상세히 수록됐다. 함께 소개된 그림책 <수영장에 간 아빠>에서는 나와 꼭 닮은 아빠를 보면서 결국 그 모든 불안은 내 것이라는 점도 새삼 다시 느꼈다. 이제 제법 혼자 거리를 다닐 법도 한 나이지만, 여전히 아이 동선을 단속하는 모습이 그림책 속 아빠가 딸 수영 강습에 따라다니는 행동과 다르지 않았다.
사티어의 경험주의 가족치료에 이르러서는 ‘의사소통’에 대해 고민에 봉착하게 된다. 저절로 현재 나와 우리 가족을 진단하며 아이의 세련되지 못한 의사소통의 근간을 이해하고 함께 채워나가야겠다는 반성의 자리에 서게 되기도 한다.
몇 주동안 책과 함께 하면서 소개된 그림책을 찾아 읽었다. 언젠가는 아이에게 가장 긍정적 영향을 줄 ‘안아 주기 환경으로서의 부모’, 때론 ‘고요한 뒷산 같은 부모’가 될 수 있길 희망하며 여전히 양육불안을 겪는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었다. 추천.